한국 인터넷산업 규모 600조 돌파…입법 지원은 ‘낙제점’
2022년 인터넷 산업 매출 622조원…전년 대비 16.6%↑
AI·디지털 콘텐츠·디지털 금융 등 성장세 도드라져
국회 디지털산업 이해·규제 신중성 '낙제점'
지난해 인터넷 산업 규제법안 평가도 평균 '20점'에 그쳐
"디지털산업 긍정적 성장에도 정부·국회 제대로 대응 못해"
입력 : 2024-04-22 13:46:59 수정 : 2024-04-24 09:49:3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 2022년 국내 인터넷 산업 매출이 622조원을 돌파하면서 성장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가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22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공개한 ‘2023 인터넷 산업 규제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인터넷 산업 매출액은 6221000억원으로 전년(5337000억원) 대비 16.6% 상승했습니다. 전체 산업군 중 인터넷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3.5%로 추산됩니다. 이는 도·소매업(716조원·15.5%), 금융·보험업(8271000억원·17.9%)에 비견되는 수치입니다. 국내 인터넷산업 종사자는 전년 대비 16.8% 늘어난 187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 인터넷 산업 매출 현황 (그래픽=인터넷기업협회)
 
특히 디지털 기반 산업 중 인공지능(AI) 분야 매출은 3900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대비 53.7% 증가한 수치입니다. 인공지능 분야 종사자 수도 약 39000명으로 전년 대비 32.4% 성장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서비스 제공 산업 매출은 게임이 23조원(47.7%)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어 데이터 12.5조원(25.9%), 이러닝 4.9조원(10.1%), 음악 2조원(4.2%), 만화 1.8조원(3.8%), 전자출판 1.7조원(3.4%) 등의 순인데요. 매출 증가율은 만화가 70%에 달해 가장 높았습니다. 전자출판 40.2%, 게임 22.3%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디지털 금융산업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합니다. 디지털 금융산업 중 결제 및 송금 매출 증가액은 13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1%의 상승 폭을 나타냈는데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2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14000억원) 대비 약 2(110.1%) 가량 규모가 증가했습니다. 다만,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 매출은 1.6조원으로 같은 기간 19.7% 성장세를 보였지만, 직전 연도 151.9%보다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습니다.
 
인기협은 인터넷 산업은 전반적으로 매출과 종사자 수 모두 상승하는 추세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디지털전환 영향으로 계속 증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디지털 기술력이 글로벌경제 주도권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국내 기업이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국가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이 같은 인터넷 산업의 성장세는 시민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시민 1028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산업이 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했는지를 묻는 말에 전체 응답자의 85.4삶의 질을 향상시켰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디지털산업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84.6%, 성장 잠재력에는 86.4%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반면 일반 시민들은 디지털산업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는데요. 일반 시민들은 정부의 디지털산업 이해도를 보통으로, 국회는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일반 시민은 국회의 디지털산업 규제 신중성도 낙제점을 줬는데요. 이를 응답 평균값으로 환산하면(100점 만점) 국회의 산업 이해도는 44.6, 규제 신중성은 45.4점에 불과합니다.
 
특히 국회에 발의된 인터넷산업규제 입법안은 더욱 낙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외부 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된 인터넷산업규제 입법평가위원회가 지난해 국회에 발의된 총 139건의 인터넷산업규제 입법안을 분석·평가한 결과 평균 20(100점 만점)으로 평가됐습니다. 최고 점수는 56.8(1)이었고, 최저 점수는 0(3)이었습니다. 50점을 넘은 점수를 받은 법안은 단 5%(7)에 그쳐 법안 대부분이 전반적인 평가지표에 대해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가지표의 대분류별 평균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낙제점이었는데요. 용어정의 28, 헌법 합치성 18.4, 산업 및 기술 이해도 16.2, 행정 편의주의 20.8, 관할문제 26.6, 자율규제 가능 여부 15.7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온라인플랫폼법안 등 발의 빈도가 높은 7개의 법 중에서 온플법은 9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온플법에 대한 평가는 모든 분류 지표에서 20점을 넘는 항목이 없어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인기협은 설명했습니다.
 
인기협은 디지털산업은 현재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정부와 국회가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상당수가 디지털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향후 국가 경제를 이끌 동력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산업 발전에 보다 초점을 맞춘 정책·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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