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마트 가도 물건만 만지작…"비싼 가격에 주저주저"
입력 : 2024-04-22 17:29:22 수정 : 2024-04-22 17:29:22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지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주말을 앞둔 마트 내부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물건을 들었다 놓는 소비자들이 적잖게 눈에 띄었는데요. 
 
이날 마트에 방문한 주부 A씨는 "고구마가 한봉지에 8000원이나 해? 올라도 너무 올랐다"라며 "지난달만 해도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더 사먹기가 힘들어졌네."라며 한탄했습니다.
 
A 씨가 둘러본 고구마는 1kg 한봉지에 7990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강원지방통계지청 도내 주요 채소물가품목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고구마 1㎏는 4806원에서 5395원으로 인상된 바 있는데, 이날 현장인 마트에서는 이를 훨씬 웃도는 8000원 가까운 금액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서울 잠실 소재 대형마트 내 고구마 코너 사진. (사진=이지유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채소와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 대비 19.5% 올랐는데요. 신선과실은 전년보다 무려 40.9% 올랐고, 농축수산물은 11.7% 오르며 2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와 관련 마트 곳곳에서도 작년보다 가격 오름폭이 커진 식료품 물가를 체감할 수 있는데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지난 1일 기준 당근 평균 소매가격은 1㎏당 4710원으로 한달 전(4133원)보다 10% 넘게 올랐지만 현장에서의 가격은 더 높았습니다. 이날 당근 800g 가격은 7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요.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당근 1kg 가격 4596원과 비교하면 대폭 오른 가격이죠. 이 때문인지 당근 코너에서 방문객을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과일 살 엄두가 안나요"…수입산 과일코너만 북적
 
주요 식재료들의 가격대가 높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 매대에 사람이 몰렸습니다. 이날 마트에서 손님들이 북적였던 곳은 바나나 판매 코너였는데요.
 
서울 잠실 소재 대형마트 내 바나나 코너 사진. (사진=이지유 기자)
 
다른 기타 과일은 최소 9000원이상 금액대를 형성하고 있었지만, 과테말라산 델몬트 바나나는 1.2kg 내외 한송이 가격이 2990원에 판매됐습니다.
 
바나나를 구매한 B씨는 "바로 옆 코너에 필리핀산 돌 스위티오 바나나 1kg 내외 제품이 3990원에 판매 중인데, 과테말라산과 비교하면 무려 1000원이나 저렴하다"며 "2~3개 송이를 묶음씩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바나나가 빠른 속도로 소진되자 오렌지 코너 앞에도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미국산 오렌지 10개가 1만1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요. 이날 방문한 C씨는 "오렌지 10개에 1만원대 가격이면 굉장히 착한 수준"이라며 "요즘은 사과 4개에도 1만3000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이 오렌지도 24일까지 행사기간이라 서둘러서 물건이 있을 때 담아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초콜릿, 과자, 아이스크림 등 줄줄이 인상 예고
 
이 밖에 아이들이 즐겨찾는 초콜릿 코너는 일부 제품들이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입니다. 롯데웰푸드가 코코아 가격 폭등의 영향을 이유로 오는 6월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코코아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원재료값이 폭등해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이로 인해 ABC초코(187g)는 기존 6000원에서 6600원으로 인상되며, 빙과 제품 중에서는 구구크러스터를 기존 5000원에서 5500원으로 티코는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오릅니다.
 
서울 잠실 소재 대형마트 내 과자 코너 사진. (사진=이지유 기자)
  
한편 식료품 등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위를 기록했습니다. OECD가 자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OECD 평균(5.32%)을 웃돌았는데요. 통계가 집계된 35개 회원국 중에서는 튀르키예(71.12%), 아이슬란드(7.52%)에 이어 3번째로 높아 선진국 평균 수준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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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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