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주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민관 협업에 답 있어"
'제4차 소상공인 우문현답 정책협의회' 개최
11번가·티몬·한국신용데이터·와디즈·소공연 등 참석
입력 : 2024-04-25 16:28:44 수정 : 2024-05-03 09:39:58
[뉴스토마토 조성은 기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 방안을 민간 플랫폼 기업, 신용데이터사 등과의 협업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오영주 장관이 '제4차 소상공인 우문현답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중기부)
 
오 장관은 25일 서울 중구 11번가 본사에서 열린 '제4차 소상공인 우문현답 정책협의회'에서 "중기부의 빅데이터가 소상공인의 경영 애로를 해소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날 협의회엔 안정은 11번가 대표,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정해영 티몬 실장, 최동철 와디즈 부사장, 허영회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이태식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 최규완 경희대 교수 등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중기부는 수년간 빅테이터를 활용한 상권 분석 정보 제공, 온라인 진출 교육, 온라인 판매를 기반 시설 구축, 디지털화를 위한 기기 배급 등의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에 오 장관은 "열심히 지원책을 시행해 왔음에도 소상공인 중 11%만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고,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수요는 85%로 높은 반면에 실제 디지털 전환을 실행한 소상공인은 30%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에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를 위해 민관이 협력해 관련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이란 소상공인이 디지털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공급자 및 고객과의 거래 활동과 생산 및 운영 등 기업 내부활동에서 편의성, 효율성, 생산성을 높이는 환경의 구축과정을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상생방안 발표와 토론에 앞서 김성호 중기부 디지철소상공인과 서기관이 그간 중기부가 추진해온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정책의 성과를 공유했습니다. 김 서기관은 "중기부가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정책을 추진한 결과 무인 판매기 등 기기를 활용하는 스마트상점과 공방을 2만7000개 제공했고, 이커머스 소상공인을 22만명 양성했다"며 "앞으로 디지털 전환 고도화를 위해 플랫폼기업과 소상공인과의 협업을 확대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기부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더 속도감 있게 진행해 스마트상점과 공방을 7만개 보급하고 이커머스 사용 소상공인 50만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플랫폼기업들은 전문성을 활용한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 당면 애로 해소 지원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로 했습니다. 안정은 11번가 대표는 "올 2분기까지 고객들이 셀러의 상품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인 '상생e음관'을 개설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소상공인의 해외 판로 지원을 위해 작년 말부터 아마존과 협의 중인데, 내년 말을 목표로 소상공인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진출할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 대표에 따르면 11번가는 중소기업 유통센터와 협업하면서 식료품 판매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사업 시 애로가 됐던 밀키트 제작, 패킹, 유통 등에 대한 패키지 지원을 실행해 연간 온라인 거래액을 2억에서 13억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허영회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소상공인은 실질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며 "인프라를 갖춘 11번가가 소상공인 전용관인 상생e음관에 소상공인들을 많이 입점시켜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소상공인들의 영업 활동에서 축적된 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시간 분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협업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소상공인 대표들의 매출 추이나 업력 등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들이 적기에 요건에 맞는 정책을 찾아 적시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200만 소상공인의 데이터를 보유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전국 210만개 사업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 운영 중인 국내 최대 소상공인 커뮤니티 '캐시노트 토크 서비스'에 소상공인 신문고를 신설해 소상공인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에 오 장관은 "캐시노트가 보유한 데이터 고도화를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맞춤형으로 정책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중기부가 협업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앞서 소상공인들이 만든 제품이 소비자에게 부각될 수 있도록 '소상공인 제품의 브랜드화'를 돕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최동철 와디즈 부사장은 "매력적인 소상공인 제품이 많지만 소비자들은 알려진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상공인이 만든 제품이 경쟁력 있게 소비자에게 보여질 수 있도록 하는 사업전략과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정은 대표도 "4년 반 전에 11번가에 '힌스'라는 신생뷰티업체가 입점했는데 11번가 플랫폼에서는 실패했지만 지금은 올리브영 매장을 포함해 일본시장까지 그 회사 제품이 선점했다"며 "제품력은 뛰어나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해서 시장에서 고전하는 소상공인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힌스 사례에서 착안해 국내 소상공인들의 제품을 효과적으로 브랜딩해서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야놀자, 배달의 민족 같은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익을 소상공인과 공유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최규완 경희대 교수는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지배적 사업자들이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적 공헌 활동으로 쏟아내는 채널이 필요하다"며 "그 역할을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플랫폼기업들이 정치적인 리스크 대응 관점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해 소상공인과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최 교수의 입장입니다. 그는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정부가 플랫폼사와 소상공인이 협업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기부는 이날 협의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반영해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조성은 기자 se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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