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 임박…"노동자 무시"
다음 달 7일 조합원 '단체연차'로 파업 돌입
입력 : 2024-05-29 14:20:07 수정 : 2024-05-29 17:21:43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첫 파업에 직면했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다음 달 7일 연차를 사용해 첫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입니다. 24시간 농성도 진행합니다.
 
전삼노는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삼노의 파업 선언은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이 파행되자 하루 만에 이뤄졌습니다. 전날 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사측 위원 2명의 교섭 참여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습니다.
 
전삼노는 "회사가 임금 교섭과 관련한 아무런 안건을 제시하지 않고, 노조를 무시하고 있다"며 "모든 책임은 노조를 무시하는 회사 쪽에 있다"고 책임을 회사로 돌렸습니다.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사진=표진수기자)
 
노조는 징검다리 휴일인 다음 달 7일 조합원들이 단체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총파업'까지 단행하겠다는 의지도 보였습니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처음 시도하는 파업인 만큼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단계를 밟아 우리가 원하는 총파업으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파업 방식과 관련해서는 연차 사용뿐 아니라 다양한 행동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조는 기자회견과 함께 노조 소유 버스 측면에 현수막도 게재하는 등 여론전으로 회사를 압박했습니다. 현수막에는 '노조탄압,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노조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24시간 해당 버스를 주차해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명입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수준입니다. 
 
이번 파업은 휴가 개선, 성과급 0% 지급 등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올해 임금인상률 5.1%는 노사 간 합의가 됐으나, 2023년·2024년 임금교섭 병합 조건인 실질적인 휴가 개선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입니다. 또한 노조는 성과급 관련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측이 올해 반도체(DS) 부문에서 영업이익 11조원을 기록했는데도, 성과급은 0%라는 점에 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사진=표진수기자)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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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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