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막말·대파' 논란에 피로감↑…수원정, 비호감 대결장
최근 여론조사 3건서 '민주' 강세…"찍을 사람 없어 투표 고민" 토로도
입력 : 2024-04-05 15:18:39 수정 : 2024-04-05 18:21:11
[뉴스토마토 한동인·유지웅 기자] 경기도 내 최대 격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경기 수원정은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만 당선된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준혁 민주당 후보와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의 '정치 신인' 맞대결이 성사됐는데요. 김 후보의 '위안부 발언'과 이 후보의 '대파 논란'이 겹치면서 막말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져 비호감 대결장이 된 모양새입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구법원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수원정 후보자들 선거 벽보. (사진=뉴스토마토)
 
수원정 신설 이래 민주 내리 5선…20대 대선 결과 '변수'
 
경기 수원정은 17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수원시 영통구 선거구가 신설된 이래 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총 5번(재·보궐선거 포함 6번)의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이 당선된 곳입니다. 민주당 소속의 김진표 국회의장이 17~19대 국회까지 내리 3선을 했고,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이 지역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내리 3선(19~21대 국회)을 이어왔습니다.
 
최근 3건의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의 강세가 확인됐습니다. <JTBC>가 '메타보이스'에 의뢰한 지난달 25~26일 조사(3월 27일 공표·무선전화면접 조사·이하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김 후보는 44%, 이 후보는 33%를 기록했습니다.
 
<경기신문>이 '알앤써치'에 의뢰한 지난달 23~25일 조사(3월 27일 공표·무선 ARS·유선 ARS)에서도 김 후보는 49.7%, 이 후보는 40%로 조사됐습니다. 2건의 여론조사에 오차범위 밖 우세를 가져간 겁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한 이달 2일 조사(4일 공표·무선 ARS·유선 ARS)에서는 김 후보가 49.5%, 이 후보가 42.5%로 집계됐습니다.(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광교 신도시와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해 있는 수원정은 비교적 3040세대 비율이 높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인데요. 
 
다만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의 결과가 이번 총선에서도 반영될지 주목됩니다. 수원정이 포함된 수원시 영통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1만4418표(48.29%),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1만4252표(48.22%)를 얻었습니다. 이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수원시 전체 선거구에서 가장 적은 격차입니다.
 
경기 수원정 선거는 김준혁 민주당 후보와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한 피로도가 높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두 후보 막말에 투표 생각 들지 않아"
 
지난 4일 수원정에서 만난 지역민들은 대부분 두 후보의 막말에 대한 피로도가 높았습니다. 김 후보는 '이대생 미군 성상납'·'박정희-위안부' 등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됐으며, 이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대파 한 단이 아닌 한 뿌리를 말한 것"이라고 옹호하다 논란이 커지자 사과한 바 있습니다.
 
광교호수공원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두 후보가 하는 말을 보면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영통 1동에서 만난 38세 남성은 "김 후보의 위안부 발언에도 문제가 상당해 보이는데, 이 후보도 대파를 한 번이라도 사봤으면 그런 말을 했겠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삼성전자 본사 인근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삼성전자가 가깝다 보니 근처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횡단보도 등에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걸 들어봐도 이 후보의 대파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 후보에 비해 국민의힘 영입인재 1호이자 범죄심리학자로 잘 알려진 이 후보의 인지도가 높았는데요. 오히려 높은 인지도로 인해 김 후보의 막말 논란보다 이 후보의 '대파 논란'이 더 부각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구매탄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남성은 "아직 지지 정당은 없다"면서도 "이 후보의 대파 발언은 알고 있는데, 김 후보의 막말은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여론조사 추세에 비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지역민들도 상당했지만, 최근 정부·여당에 대해선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영통구청 옆 매화 공원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는 하는데 요즘 보여주는 모습에 실망이 크다"며 "찍을 사람이 없어서 투표를 할 지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구매탄시장에서 반찬가게를 하고 있는 60대 남성도 "보수 성향이기도 하고 이 후보의 대파 발언이 논란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이종섭 주호주대사 등 대통령이 잘못한 점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동인·유지웅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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