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후분양제 도입·분양원가 공개 필요"
SH공사, 142개 단지 분양원가 분석 결과 공개
분양가 올리는 기본형 건축비 개선 시급
입력 : 2024-06-17 15:03:08 수정 : 2024-06-17 17:42:4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부실시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공공주택 건설에 후분양제를 도입하고 실제 건설원가에 기반한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본형 건축비 제도의 전면 개선을 통해 분양 원가를 공개하고, 후분양제를 통해 '백년 주택' 건설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SH공사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난 20년간 SH공사가 분양한 142개 단지 4만여 세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습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SH공사를 만든 목적은 공기업에게 장사를 시키려는 게 아니라 잘 활용해 공공주택을 최대한 많이 늘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분양시장 투명성 확보를 위해 원가공개와 실제 원가 파악이 가능한 후분양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SH공사가 2005년 이후 분양한 142개 단지 분양원가를 분석한 결과 평균 분양가는 360만원/㎡, 건설원가는 310만원/㎡으로 분양가격과 건설원가간 5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H공사는 평균 13.8%의 분양이익을 얻었으며, 이 중 택지비는 110%, 건축비  –10%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평균 분양이익 50만원/㎡에서 택지비는 55만원/㎡의 이익을 얻은 반면, 건축비는 5만원/㎡의 손실이 발생했음을 의미합니다.
 
분양가격은 2005년 222만원/㎡에서 2021년 600만원/㎡(2.7배)으로, 건설원가는 200만원/㎡(2005년)에서 394만원/㎡(2021년)(2배)으로 상승했습니다. 분양가는 택지비, 건설원가는 건축비가 더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양가격 중 택지비는 3.85배 상승해, 건설원가 택지비 1.83배보다 더컸습니다. 반면 건축비는 분양가격 건축비 1.81배, 건축비는 2.07배로 택지비 상승률 격차보다 작았습니다.
 
SH공사는 후분양제 도입과 분양원가 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주택은 일생에 한두 번 구매하는 고가의 상품이지만 현행 선분양제하에서는 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없는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 상품이어서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본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건축비 개선과 후분양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고품질 주택 건설 위해 기본형 건축비 개선해야
 
김 사장은 현행 선분양 제도는 여러 부실·붕괴 사고에서 보듯 모든 피해가 소비자인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습니다. SH공사는 2006년부터 후분양제를 도입함으로써 공사 부실이나 지연이 발생하더라도 모든 손실을 SH공사게 떠안게 돼 시민에게 돌아가는 피해는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SH공사는 2006년부터 80% 이상 완공한 뒤 분양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그는 "다음 달부터 아파트를 100% 다 지어놓고 분양을 하겠으며, 분양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다는 선언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아파트는 다 지어놓고 팔아야지, 들어가보니 하자투성이인 아파트를 파는 것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후분양이 실질적인 주택 품질을 보장하고, 선분양으로 인한 부실시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입니다.
 
김 사장은 "아파트를 100년 주택으로 이름 붙여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한 주택으로 공급하려고 한다"면서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에 건축법 기준을 만들어 제출하고 사용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아직 답변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김 사장은 국토부의 기본형 건축비를 분쟁의 원인으로 꼽으며 충분한 건축비 투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국토부가 만든 기본형 건축비를 사용하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분쟁이 생긴다"라면서 "좋고 품격 있는 건물을 짓기 원한다면 충분한 건축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기본형 건축비가 낮게 책정돼 기본형 건축비를 개선하든지 SH형 건축비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답은 못 받았다"면서 "SH는 아파트를 다 지어놓고 후분양하기 때문에 원가가 얼마인지 알고 분양하게 해달라는 건데 (국토부에서)서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SH는 서울숲 아크로리버파크나 타워팰리스 등 민간에서 지은 아파트 수준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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