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카카오뱅크, 일상 속 외화 선언…경쟁력은 '글쎄'
은행권 최초 ATM 외화 출금 지원
외화 자산 증대 기대…차별화는 미미
입력 : 2024-06-28 06:00:00 수정 : 2024-06-2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1: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카카오뱅크가 외환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지만 혁신성에는 물음표가 떴다. 현실 가능성과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다. 달러로 외화 자산을 늘려 운용수익을 챙긴다는 포부지만 금융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미지수다.
 
카카오뱅크 본사.(사진=카카오뱅크)
 
카뱅, 외환 서비스 론칭…"쓰임새 높일 것"
 
카카오뱅크는 25일 외환 서비스인 '달러박스'를 출시했다. 지난 2017년 외화 송금 서비스를 출시해 시중은행 등의 수수료 인하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서비스 출시로 외환을 향한 시선 자체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달러박스의 장점은 수수료나 이용 시간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성수와 사당 등 5곳의 신한은행 외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는 출금도 가능하다.
 
카카오뱅크는 차별점으로 달러 중심 서비스와 제휴를 통한 외연 확장을 꼽았다. 타사의 여행 중심 서비스가 아닌 달러의 일상화가 목표다. 달러 선물하기 기능 등을 이용해 일상 생활에 달러를 녹이겠다는 취지다.
 
외환 서비스 확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타 사와의 협업을 통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협업 첫 타자는 트래블월렛이다. 카카오뱅크는 트래블월렛과의 협업으로 달러박스 내의 달러 자산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보유 달러 자산에 대한 기타 통화 환전과 해외 결제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올해 말까지 환전 수수료는 없다.
 
카카카오뱅크가 자체 해외 결제 등이 아닌 협업을 선택한 것은 안정성과 확장성 때문이다. 외화 충전 결제 시장에서 기반을 닦은 트래블월렛과의 제휴로 금융 소비자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뱅크는 트래블월렛 이후에도 출금, 쇼핑, 해외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달러박스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 출시에서 카카오뱅크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협업”이라면서 “협업으로 외환 서비스 확장을 통한 달러 생태계 구축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외화 자산 증대 '기대감'…차별화 아쉬워
 
카카오뱅크는 이번 서비스 출시로 외화 자산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달러 사용이 많아질수록 카카오뱅크의 외화 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송금 및 환전 수수료가 없는 대신 외화 자산의 운용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 2017년 외화 송금 서비스 출시 후 쌓은 외화 자산 운용 노하우를 이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외화 송금 서비스 출시 1년 후인 2018년 10월 30만건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말 300만 건을 달성하면서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용금액도 지난해 말 60억달러를 달성해 연평균 13% 성장했다.
 
 
 
올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조달 외화자금 잔액은 7억원이다. 지난해 말 5억원에서 2억원이 증가했다. 모두 기타 외화자금으로, 현재 외화예수금은 없다. 카카오뱅크가 달러박스를 통해 조달하는 외화도 기타자금으로 집계될 예정이다. 반면 같은 기간 운용 외화자산 잔액은 62억원이다. 지난 2021년 1억원으로 시작해 점차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외화 운용자산으로 집계된 62억원은 해외 송금 등 외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한 결과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달러박스가 혁신을 기반으로 금융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앞서 지난 4월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에서 외화를 선물할 수 있는 외화 무료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송금 수수료와 환전수수료가 모두 무료다.
 
서비스 포인트가 여행과 일상으로 나뉘기는 하지만 서비스의 본질이 혁신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특히 외연 확대를 위한 협업도 아직 미비하다. 달러박스도 트래블월렛과의 협업으로 해외 결제가 가능하나, 이마저도 지난 1월 토스뱅크에서 이미 출시한 외화통장가 유사하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의 경우 기존 보유 계좌와 연동된 기존 체크카드로 수수료 없이 해외 결제가 가능하다.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는 트래블월렛을 거쳐야만 해외 결제가 가능해 간편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트래블월렛 기타 통화 환전 수수료 무료 기간도 올해 말까지로,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 가능성도 있다.
 
이후 타사와의 협업으로 달러박스를 통해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면 서비스의 편리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현재 진행 중인 협업은 아직 없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는 "고객이 카카오뱅크 달러박스를 많이 이용할수록 외화자산의 증대로 인한 운용수익 확대가 기대된다“라면서 ”다만 추가로 진행 중인 협업은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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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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