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최대치에도…환율·유가 변수에 '채산성' 먹구름
반도체, 4개월 연속 50% 이상↑…수출 견인
기업들 "수출 확대 기대…채산성은 글쎄"
입력 : 2024-08-01 17:37:30 수정 : 2024-08-01 18:37:11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3.9% 증가한 574억9000만 달러(78조6520억원)로 집계, 10개월 연속 플러스(+)를 지속하고 있다. 1일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지난달 수출이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전년 대비 14%가량 늘어나며 지난해 10월부터 수출 플러스 흐름이 10개월 연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 회복이 반도체와 조선 등 일부 업체에 쏠려 있어, 다수의 기업들은 고금리와 고환율의 영향으로 채산성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더불어 최근 발생한 중동 국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도 경기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50% 이상 증가로 '최대' 수출 견인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3.9% 증가한 574억9000만 달러로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2022년 7월(602억달러)에 이어 역대 7월 중 두 번째를 기록한 것입니다.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0.5% 증가한 538억8000달러로 무역수지는 전년동월 대비 19억달러 개선된 3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수입도 1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7월은 원유, 가스 수입 확대로 11.9% 증가한 109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에는 총 11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이중 반도체 수출은 112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50.4% 증가했습니다. 이 수치는 9개월 연속 플러스이자, 4개월 연속 50% 이상 증가세를 이어간 것입니다. 또 인공지능(AI) 서버, 모바일 등 전방산업의 수요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 데이터 레이트(DDR5) 등 고부가 제품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은 9.5% 증가해 22억달러를 수출했고,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석유제품(16.7%)과 석유화학(18.5%) 등 주력품목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자동차 수출은 7월 마지막 주 업계의 하계휴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9.1% 감소해 53억7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9대 수출 시장 중 EU를 제외한 8개 지역의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미 수출은 역대 7월 중 최대인 101억8000달러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9.3% 증가해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중 수출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14.9% 증가한 114억1000달러를 기록해 5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올해 7월까지 무역수지 누계는 267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12억달러 개선됐습니다. 2018년도 7월까지 380억달러를 달성한 이후 최대 실적에 해당합니다. 
 
수출 호조에도 기업들은 하반기 고환율 영향으로 채산성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뉴시스)
 
경기회복 기대심리 점차 '둔화'…왜?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는 점차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고환율과 최근 중동의 격화되는 갈등으로 유가와 무역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지난달 24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8월 BSI 전망치는 97.1을 기록해 지난 2022년 4월 이후 29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일 한경협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를 했는데요. 
 
10곳 중 6곳(63.2%)이 수출은 하반기 더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지만, 10곳 중 8곳(79%)은 하반기 수출이 늘어도 채산성이 전년 하반기보다 비슷(50%)하거나 악화(29%)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9월 금리 인하 기대를 내보이면서 환율도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여기에 미국과 같이 주요국들의 대선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환율은 연준의 기준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변화되는 변곡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따라서 첫 번째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는 시점까지 환율 하락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금 환율이 1360원으로 고점에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 환율이 아주 큰 폭으로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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