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로 업무 늘고 계리사 부족한데 "문제없다"는 당국
보험업계, 보험계리사 '인력난' 호소
금감원 "적정 인원 선발 중"
입력 : 2024-10-07 14:04:27 수정 : 2024-10-07 14:04:27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새 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보험계리사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보험업계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보험업계가 필요로 하는 계리사 인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수요 조사를 거쳐 적정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보험사 소속 보험계리사는 1335명입니다. 보험계리사 규모는 △2022년 6월 말 1145명 △2022년 말 1173명 △2023년 6월 말 1205명 △2023년 말 1273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보험사가 요구하는 수준의 반도 못 미칩니다.
 
보험업계는 대체로 3000명 이상의 보험계리사 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보험계리사는 신규 보험상품을 만들고 향후 지급할 보험금을 예측해 보험료를 산출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미래 현금흐름 예측을 통한 전사적 경영관리도 하는데요. 특히 IFRS17 시행 이후 위험률과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통계를 분석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보험계리사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보험계리사 시험은 금융감독원이 주관하고 보험개발원에 위탁 운영합니다. 과목별 합격선이나 문제 난이도는 금감원이 책정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합격 인원을 150명 후반대로 맞추려 하고 있다"며 "매년 보험업계 수요를 집계해 반영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난 5년간 보험계리사 최종 합격자 수는 △2019 167명 △2020년 161명△2021년 163명 △2022년 166명 △2023년 16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매년 수요조사 후 합격선을 조정한다는 당국의 설명과 다르게 보험계리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던 IFRS17 시행 후에도 그 전과 비교해 합격자 수의 변동이 거의 없습니다. 올해 보험계리사 시험 최종 합격자도 126명에 불과합니다.
 
보험계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1차 시험을 치른 후 2차 시험의 5개 시험과목을 모두 합격해야 합니다. 1차 시험에 통과한 응시자가 2차 시험으로 5과목을 응시해 단 하나의 과목이라도 합격하지 못할 경우, 해당 과목을 내년에 다시 응시해 합격점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첫 응시 때 3~4과목 합격자가 많아야 최종 합격자 수가 많아지는데, 올해는 유독 해당 인원이 적어서 최종 합격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격자 수 감소는 보험계리사 인력난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SM 등 보험사들의 기초 제공 데이터 산출부터 보험 상품 개발까지 보험계리사 업무가 매우 많은 상황"이라며 "IFRS17 도입 후 보험업계에서 만성적인 계리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여전히 100명 후반대로 선발을 고집하는 건 문제의식을 느끼고 들여다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IFRS17 도입 후 보험계리사 업무가 늘어난 가운데 올해 보험계리사 시험 합격자 수가 급감했다.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보험업계 목소리에도 보험계리사 자격 시험을 주관하는 금감원은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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