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였던 BIS비율 넉달뒤 -50%?..못믿을 저축銀
입력 : 2011-05-02 16:40:45 수정 : 2011-05-02 18:49:43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무직자나 대학생,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자금길을 열어주는 제2금융권이 일부 저축은행의 부실과 도덕적 해이 문제 때문에 신뢰를 잃고 있다.
 
재무제표도 믿을 수 없다는 결정적인 이유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조차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사이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 건전한 저축은행 판별의 정석
 
통상적으로 건전한 저축은행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보통 BIS 비율 8% 이상, 고정이하 여신비율 8% 이하, 대출연체율 15% 이하, 자산규모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88클럽'이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이는 BIS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고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8% 미만으로 재무구조가 양호한 우량 저축은행을 말한다.
 
예금보호공사도 이와 비슷하게 지난해 말 우수 저축은행의 세 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그 기준은 ▲ 당기순이익이 최근 8년 연속 흑자 ▲ 8년 연속 BIS 비율이 8% 이상 ▲ 8년간 고정이하 여신비율의 평균치가 8% 이하다.
 
◇ 88 클럽 공식 깨지나
 
하지만 88클럽 기준은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후 유명무실해졌다. 게다가 최근 금융감독원이 7개 저축은행이 발표한 기존 BIS비율을 뒤집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보해저축은행이 -91.35%에 달했다.
 
하지만 각 저축은행 홈페이지에 제시된 경영공시에 따른 지난해 12월 BIS 자기자본비율은 이와 달랐다. 
 
 
금감원이 밝힌 비율과 비교할 때 최대 90%이상 차이를 보이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재무제표를 확인하고 돈을 맡기라고 했는데 이제와서 회계사가 감사를 마친 재무제표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일 수 있다"며 "금감원 감사와 영업정지 7개 저축은행의 충당금 기준이 서로 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수치가 맞다면 저축은행을 감사한 회계법인의 책임과 처벌은 회계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정도의 처벌 감이다. 
 
충당금 기준이 달라 수치가 달라진 경우라도 그동안 저축은행 BIS비율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지 못한 금감원의 책임을 간과할 수 없다.
 
◇ 재무제표 비율뿐 아니라 히스토리까지 함께 봐야
 
재무제표에 불신이 있지만 회계 지표상으로 명시된 비율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건전성을 판별할 수 있는 마땅한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최선의 대안은 재무제표상의 숫자만을 보지 말고 이와 함께 저축은행의 히스토리를 함께 파악하는 방법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분식회계로 재무제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재 저축은행의 역사를 살펴보는 방법이 있다"며 "지금 저축은행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관련건이므로 캠코에 매각한 PF, 회사가 들고있는 PF 대출 이 두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PF대출에 관련한 자료를 볼 수 있는 곳은 사업보고서다. 후순위채를 발행한 곳은 분기마다 사업보고서 발행하는데 이 자료를 토대로 PF대출이 큰 곳은 거래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적정선인 1~2%보다 더 높게 올라가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원칙에 따라 무리하게 이익을 극대화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 ROA비율 1%를 넘기 힘든 부산저축은행이 3~4%까지 올라갔던 적이 있다"며 "이처럼 이익이 갑자기 늘었거나 외형이 갑자기 커졌으면 자산 건전성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자산 건전성이 우수한 저축은행은 무리한 성장보다는 건전한 성장을 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위기대처능력도 클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저축은행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지표로가 아닌 건전성을 파악할 수 있는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야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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