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원·달러 환율 '예측불가'..6일간 30원 뛰었다
입력 : 2011-11-28 07:00:00 수정 : 2011-11-28 07:00:0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 6거래일 간 3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향후 외환시장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3원(0.54%) 오른 1164.8원에 마감되면서 1160원선을 단번에 돌파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166.65원을 기록한 지난달 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6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의 상단을 1160원으로 내다본 외환전문가들은 환율 예측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현재 외환시장은 대외 악재에 따른 불안 심리가 외환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 "환율 예측 수치화 어려워"..불안심리가 경제 펀더멘털 압도
 
한국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지난 9월 기준 31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1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0월 기준 3109억8000만달러로 세계 8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외채무 잔액은 지난 9월말 기준 3943억달러로 지난 6월말대비 49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올 1분기 40.2%까지 상승했던 단기 외채 비중은 35.1%로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환율은 하락(원화 강세)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대외 악재로 인한 불안 심리가 국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압도하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로존 중심 국가로 확산되고 있고, 미국의 경제지표마저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부각됐다. 특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3국 정상들의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합의에 실패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현재 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내적 요인으로 감당할 수 없는 영역에서 오는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의 돌발 악재에 따른 불안심리 영향으로 환율을 전망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김의찬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지금의 환율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며 "대외변수로 움직이기 때문에 환율 전망을 수치화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 "이탈리아 터지면 환율 상단 설정 못해"
 
외환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이라도 받게 되면 환율의 상단을 설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 8위, 유로존 3위 규모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위기는 그 충격이 그리스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재정위기로 유럽 금융기관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국내에 투자한 자산을 줄이는 디레버리징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환율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현재 국내에 유입된 유럽계 증권투자자금(상장주식, 상장채권) 잔액은 143조9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투자자금의 29.8%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 은행의 상호거래에서 유럽계 금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는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거시경제 연구위원은 "이탈리아의 사고가 터질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만약 이탈리아가 잘못되면 불안감으로 1200원 선 이상으로 환율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만약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받기라도 한다면 환율의 상단을 설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전문가 "환율 급등 막을 방법 없어"
 
문제는 환율의 급등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1100원 후반대에서 개입을 하고 있지만 상승 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위기 같은 대외적 악재로 인한 환율 급등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없다"며 "금융당국의 환시 개입도 환율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 아닌 환율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일 뿐"이라고 밝혔다.
 
결국 기업들 자체적으로 환율 급승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과 달리 환헤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과도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 환헤지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추가적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원달러 국한 된 것을 탈피해야 한다"고 권했다.
 
홍석찬 연구원도 "기업들은 환율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서 선물환 거래나 통화 선물을 이용할 수 있다"며 "수출입공사의 환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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