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사들이 수익이 줄어들자 수수료 할인은 물론 이벤트까지 동원해 현금서비스·카드론 사용을 부추기고 있어 '비윤리적 경영'이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게다가 고객들의 연체율까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서민가계부채를 더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KB국민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6곳의 순이익은 1조1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3718억원)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달 한 카드사의 고위 관계자는 "내년부터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가 인하되면 카드사들의 수익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카드사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계속해서 인하하면 카드사도 기업이다 보니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금융 서비스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의 말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내년도 수익을 걱정하는 카드사들이 회원들에게 휴대폰 문자로 현금서비스 등과 관련한 할인이벤트 광고를 하면서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소개하고 있다.
![](http://newsmanager2.etomato.com/userfiles/image/%EC%9E%84%ED%9A%A8%EC%A0%95/%ED%98%84%EC%8D%A8%EB%AC%B8%EC%9E%90.JPG)
그러나 이는 사실상 고객에게 빚을 권하는 것이어서 줄어든 수익을 메우기 위해 고객에게 빚은 내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김 모씨는 "요즘 부쩍 카드사에서 대출이나 현금서비스를 할인해 준다는 휴대폰 안내 문자가 많이 받는다"며 "이런 문자를 보면 카드사 이미지가 그렇게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 모씨도 "그렇지 않아도 서민가계 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도 부족한 상황에 카드사에서는 오히려 빚을 늘리라고 권하는 것 아니냐"면서 "서민들은 빚지게 하고 정착 본인(카드사)들은 수익을 얻으려는 꼼수 같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빚을 유도하는 카드사들의 수법은 할인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들여가면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 현재 카드사에서 진행 하고 있는 현금서비스·카드론 이벤트
실제로 현재 KB국민·현대·롯데 등 카드사들이 연말을 맞아 현금서비스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국민카드는 오는 15일까지 '현금서비스 훈훈한 겨울 이벤트'를 진행, 행사기간 내에 300만원 이상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중 2명을 추첨해 100만원권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번 달 동안 현금서비스 30만원 이상 또는 카드론 100만원 이상을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까지 캐시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이번 달 동안 현금서비스를 30만원 이상 이용한 후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100만점부터 1만점까지 포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 운동사무국 팀장은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수익을 보전하려는 생각은 안하면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빚을 부추기는 겨울 이벤트에 돈을 쏟아 붇고 있다"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는 당국의 입장과도 엇갈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 년에 몇 회를 시행할지 정하진 않았지만 상시적으로 하는 이벤트 중 하나"라며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독려하는 차원이 아닌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더 할 인해주는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