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높아지는데도 '빚 권하는' 카드사
수익 줄자 현금서비스·카드론 유도 위해 이벤트까지 동원
연체율 높은데 빚까지 권해 서민가계부채 확대 우려
입력 : 2011-12-06 16:03:24 수정 : 2011-12-06 16:04:56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사들이 수익이 줄어들자 수수료 할인은 물론 이벤트까지 동원해 현금서비스·카드론 사용을 부추기고 있어 '비윤리적 경영'이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게다가 고객들의 연체율까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서민가계부채를 더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KB국민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6곳의 순이익은 1조1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3718억원)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달 한 카드사의 고위 관계자는 "내년부터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가 인하되면 카드사들의 수익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카드사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계속해서 인하하면 카드사도 기업이다 보니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금융 서비스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의 말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내년도 수익을 걱정하는 카드사들이 회원들에게 휴대폰 문자로 현금서비스 등과 관련한 할인이벤트 광고를 하면서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고객에게 빚을 권하는 것이어서 줄어든 수익을 메우기 위해 고객에게 빚은 내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김 모씨는 "요즘 부쩍 카드사에서 대출이나 현금서비스를 할인해 준다는 휴대폰 안내 문자가 많이 받는다"며 "이런 문자를 보면 카드사 이미지가 그렇게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 모씨도 "그렇지 않아도 서민가계 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도 부족한 상황에 카드사에서는 오히려 빚을 늘리라고 권하는 것 아니냐"면서 "서민들은 빚지게 하고 정착 본인(카드사)들은 수익을 얻으려는 꼼수 같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빚을 유도하는 카드사들의 수법은 할인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들여가면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 현재 카드사에서 진행 하고 있는 현금서비스·카드론 이벤트
 
실제로 현재 KB국민·현대·롯데 등 카드사들이 연말을 맞아 현금서비스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국민카드는 오는 15일까지 '현금서비스 훈훈한 겨울 이벤트'를 진행, 행사기간 내에 300만원 이상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중 2명을 추첨해 100만원권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번 달 동안 현금서비스 30만원 이상 또는 카드론 100만원 이상을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까지 캐시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이번 달 동안 현금서비스를 30만원 이상 이용한 후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100만점부터 1만점까지 포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 운동사무국 팀장은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수익을 보전하려는 생각은 안하면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빚을 부추기는 겨울 이벤트에 돈을 쏟아 붇고 있다"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는 당국의 입장과도 엇갈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 년에 몇 회를 시행할지 정하진 않았지만 상시적으로 하는 이벤트 중 하나"라며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독려하는 차원이 아닌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더 할 인해주는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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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