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영업정지땐 저축은행이 고객 받아라"
금융당국 '불법사채업자에 고객 쏠리지 않도록' 주문..업계는 '회의적'
입력 : 2011-12-14 17:59:57 수정 : 2011-12-14 18:17:39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당국이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와 산와대부(산와머니)가 영업정지될 경우에 대비해 저축은행들과 다른 대부업체들이 이들의 고객들을 흡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국의 의도대로 두 대부업체 고객들이 원활하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금융당국, 대부업체 대표들과 1,2 대부업체 영업정지 공백 논의
 
14일 여신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10개 중대형 대부업체 대표들을 불러 대부업계 현황을 파악하고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대부업체들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들었다.
 
특히 당국은 이 자리에서 국내 1,2위 대부업체인 에이앤피파이낸셜과 산와대부가 법정 이자율 상한선을 위반, 영업정지될 경우 일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이들의 고객들을 흡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두 대부업체들의 제재 수위는 최종적으로 강남구청이 결정할 문제지만 지금까지 지자체가 당국의 검사결과와 다른 판단을 내린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영업정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또 "영업정지가 확실시 될 경우 이들 고객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저축은행과 다른 대부업체들은 고객수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 대부업 고객 흡수 '회의적'
 
그러나 저축은행과 대부업계에서는 당국의 이런 대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면 풍선효과로 일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로 고객이 분산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 이라면서도 "하지만 저축은행으로 고객들이 얼마나 몰릴지 미지수인데다 우량 저축 은행일수록 대부업체를 많이 이용하는 고객들을 선호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부업체를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대부업 이용자들 중 저신용 자들이 많아 실질적으로 많은 고객들을 흡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도 "설사 두 대부업체가 영업정지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이 길어야 6개월로 아예 폐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다 대부업체는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라 이름만 바꿔 영업을 지속할 수도 있다"며 "이들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대형저축은행은 물론 소액대출 규모가 적은 중소형 저축은행들도 대출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개인을 상대로 소액대출 영업을 하고 있는 대형저축은행은 솔로몬, 현대스위스, HK, 신라저축은행 4곳으로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소액대출 비중이 미미한 실정이다.
 
고객 흡수에 회의적이기는 대부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의 이자율 위반 사건이 터진 후로 대부업체들이 자금 조달이 거의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대부업체들이 고객들을 흡수해 신규 대출을 할 여유자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 금융당국 "일부 저축은행 접촉 중..제도권 대출 이용도 가능"
 
한편 당사자인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도 자사 고객들의 저축은행 흡수설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 관계자는 "우리는 2004년부터 쌓아온 심사 노하우와 매년 100억씩 투자하는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를 통해 저신용자라 할지라도 상환능력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대출을 해주고 있다"며 "외부 기관에서 주는 신용등급으로 대출여부를 판단하는 저축은행이나 다른 대부업체들은 저신용 고객들을 받기 어려 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8~10등급의 저신용자들은 결국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소액대출을 늘리기 위해 대부중개업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고객을 100% 흡수할 수는 없어도 저축은행과 기타 대부업체들이 이들을 소화한다면 불법 사채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앤캐시나 산와머니와 거래하는 고객의 약 75%는 회사원으로 소득이 있는데다 대부분 신용등급이 괜찮은 사람들로 신속성과 편리함 때문에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면 이들 고객들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새희망홀씨대출이나 햇살론 등을 이용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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