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외환위기보다 금융위기 이후 더 심각
금융위기 이후 3년간 전국 전셋값 상승률, 외환위기 때의 4배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재정위기로 이어지면서 불확실성 커져
입력 : 2012-01-27 13:11:16 수정 : 2012-01-27 13:11:16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서민들의 전셋집 마련 고충은 외환위기 때보다 금융위기 이후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 전세가격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금융위기 이후 전셋값이 훨씬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12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3년 동안 전국 전세가격은 5.9%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고 서울은 7.5% 상승했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전국 전세가격은 외환위기보다 무려 4배가 넘는 24.4%가 올랐고, 서울은 3.3배인 24.9%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더 크며 따라서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외환위기 이전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할 정도로 숨가쁘게 오른 결과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가계부채 등으로 전셋값이 폭락했고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가 사상 처음 나타났다.
 
하지만 이듬해인 1999년 이후에는 실물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전셋값도 다시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전국 주택 전셋값은 18.4%로 급락했다가 1999년에는 16.8%로 상승했고, 2000년에는 다시 11.1%로 올랐다. 서울 주택 전셋값도 1998년에는 무려 22.7%가 떨어졌고, 이듬해인 1999년에는 다시 22.2%, 2000년에는 13.8%로 급등한 모습이다.
 
반면, 금융위기에는 미국 금융위기에 이은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도 신규물량을 줄이면서 공급물량 감소에다 매매 가능한 수요도 전세 눌러앉는 등 전세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전셋값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전국 전셋값은 3.4% 수준으로 소폭 올랐지만, 2010년에는 7.1%, 2011년에는 12.3%로 오르는 등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도 2009년에는 6%, 2010년도 비슷한 6.4%, 그리고 2011년에는 10.8%가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구는 송파구로 무려 37.3%가 올랐다. 그리고 광진구가 36.3%, 강동구 35.4%, 강서구 32.5%, 서초구 30.3%, 강남구 29.9% 등의 순으로 올랐다. 서울에서 가장 적게 오른 지역은 종로구로 13%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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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