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해외수출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급선무"
계약재배 활성화하고 관세정책 개선해야
입력 : 2012-02-08 16:23:10 수정 : 2012-02-08 16:29: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해 대부분 식품기업들이 해외수출을 주요 사업목표로 정한 가운데 먼저 안정적인 원료 공급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가 발간한 '농업전망2012'에 따르면 국산 원료는 공급이 불안정하고 수입 원료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 국내 식품업계의 수출확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원료는 공급 불안정, 수입 원료는 가격 상승
 
국산 원료는 작황이 부진한 경우 공급물량 자체가 부족해지고 국내 시세가 좋은 경우 원료 공급을 약속했던 생산자들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어려움이 많다.
 
또 국내 원료 농산물 생산자의 경우 규모가 영세해 업체들이 직접 산지를 순회해 수집하거나 중간 상인을 통해 구매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유통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입 원료의 경우에는 국제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농축산물은 수입 원재료의 관세가 완제품보다 높은 역관세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식품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원료 농축산물의 관세는 고율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으나 완제품은 대부분 8% 관세가 적용돼 그 차이가 크다.
 
더구나 다양한 소비자 기호 충족을 위해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원료 사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관세를 부담해 가격경쟁에서 불리한 실정이다.
 
◇계약재배 활성화 등 생산자와 기업 직접 연계 강화
 
국산 원료 공급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계약 재배에 참여하는 업체와 산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식품기업과 생산자의 계약재배를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식품기업이 직접 산지에서 원료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농지 등을 장기 임대할 수 있게 관련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해당 농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국내 작황 악화로 인한 가격 폭등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수 시장에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수출품 원료에 대한 관세 인하 확대
 
해외에서 수입되는 원료의 경우, 업체의 구매 비용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수출용 상품 제조용 원료에 한해 관세 인하를 확대해 역관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수입 원료에 대한 안전성도 강화해야 한다. 수입되는 원료의 안전성 관리는 우리나라 정부나 업체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원료 수입 대상국의 현지 검사 제도를 십분 활용하되 필요 시 협상 등을 통해 제도 개선을 요청해야 한다.
 
◇품목별 대표 조직 설립해 수출 유통구조 개선
 
식품 수출에서 고질적으로 제기되는 업체 간 과당경쟁문제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수출 유통 구조에 기인한다.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이 영세하고 수가 많아 보다 규모가 크고 숫자가 적은 수출 대상국 바이어에 비해 거래교섭력이 떨어지고, 다단계의 수출유통 경로를 거치면서 유통 비용이 상승하고 상품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대형 유통업체가 부상해 산지 수집상이나 기타 복잡한 유통 단계로 인한 문제가 완화되는 것처럼 수출협의회와 같은 품목별 대표 조직을 설립해 수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수출 대상국의 비관세 장벽에 대한 어려움을 대부분의 업체들이 호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세관마다 통관세가 다르고 통관 서류와 상표 표기 사항이 달라 문제가 발생하며 지역 통관 담당자의 재량에 의해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수입허가번호등록(ML) 제도로 인해 수출 상품 확대에 장애가 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한국 이슬람에서 인증한 할랄(Halal) 마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2010년 기준 세계식품시장은 4조3000억 달러 규모로, 계속해서 세계 인구가 증가하고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가공식품의 해외 시장 진입 기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서울을 기점으로 반경 2000㎞ 이내 지역에 15억 인구가 살고 있어 7400억 달러 규모의 식품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우리나라 식품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의 식품 수입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8%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류가 확대되고 한국 음식의 영양학적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한국 식품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산 식품이 연이은 안전사고로 현지 시장에서 외면당하면서 국내 식품 수출이 호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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