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철 스카이라이프 사장, 삼성-LG에 "각성해야" 작심발언
TV제조사도 정부도 3D방송에 무관심..3D사업 접겠다"
입력 : 2012-05-16 18:29:40 수정 : 2012-05-16 18:41:58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문재철 KT(030200)스카이라이프(이하 스카이라이프) 사장이 3D채널을 순차적으로 없애겠다고 밝혔다.
 
문 사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스카이라이프가 갖고 있는 3D 직사채널 가운데 PPV(Pay Per View, 시청한 프로그램 수나 시간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방송서비스)채널부터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없다”며 “지난 달 중순께 구두로 3D 방송 중단을 위한 이용약관 변경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전했다”고 덧붙였다.
 
문 사장의 발언은 최근 ‘스카이라이프가 3D방송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언론보도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셈이다.
 
그는 수익문제를 우선 거론했다.
 
3D방송의 제작과 배급을 위해 연 100억 원씩, 사업을 개시한 2010년부터 2년 4개월 동안 270억 원을 투입했지만 매출은 30억 원, 광고는 불과 5~6억 원 붙는 데 그쳐 채산이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문 사장은 “스카이라이프의 당기순이익(320억 원~400억 원)의 30%(120억 원)를 3D방송사업으로 손해보고 있다”고도 했다.
 
사실상 수익을 바라지 않고 시작한 사업이지만 TV제조사나 정부의 보조가 뒷받침되지 않아 3D방송을 혼자 떠메고 왔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삼성과 LG에 대한 날선 발언도 이어갔다.
 
문 사장은 “지난 4월 삼성과 LG에 3D방송 협업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했다”며 “3D 채널 운영을 위탁하고 싶다고 했지만 삼성은 응답이 없었고 LG는 시간만 끌더라”고 말했다.
 
그는 “두 회사가 TV 제조사로서 3D방송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기업은 각성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 사장은 정부 보조 역시 미미했다며 방통위에 대한 서운함도 토로했다.
 
문 사장은 “정권 말기라 그런지 방통위도 신경을 안 쓰고 있다”며 “죽어가는 3D방송 산업에 관심이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스카이라이프는 전임 이몽룡 사장 임기 중인 2010년 1월부터 ‘3D방송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방송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3D채널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3D방송으로 중계하거나 자연다큐멘터리를 3D방송으로 제작하는 등 콘텐츠 생산에도 열성을 보였지만 문 사장 취임 뒤 2년 만에 방송 중단을 택하게 됐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문 사장이 지난 3월 취임한 뒤 언론과 처음 대면한 자리다.
 
문 사장은 스카이라이프의 신사업 방향과 관련해 위성방송과 인터넷 포털을 접목하는 식으로 다양한 융합상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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