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證, 국내 증시 '제노포비아'에 도전장
SBI모기지 상장 한달 만에 30억 이상 평가손실
입력 : 2012-05-29 13:26:58 수정 : 2012-05-29 13:27:43
[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하나대투증권이 국내 증시에 만연한 '제노포비아(외국인혐오증)'에 도전하고 있다.
 
일본기업 SBI모기지(950100) 상장을 주관한지 한달 만에 32억원 가까이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또 다른 일본기업 AXES홀딩스의 코스닥시장 상장 주관업무를 맡은 것이다.
 
◇SBI모기지 상장 한달 만에 평가손 32억.."1년까지 보유"
 
2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기업 SBI모기지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전 주당 300원씩의 현금배당을 약속하기도 했지만 정작 공모주 청약 당시 전체 물량 712만3000주의 30.96%인 220만4980주의 실권이 발생했다.
 
하나대투증권이 떠안은 220만4980주의 가치는 공모가 7000원 기준 154억3486만원이다. 이는 하나대투증권이 2011회계연도 영업이익 951억8011만원 대비 16.22%에 달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주가다. 상장 첫날 공모가 7000원대비 10.00% 하락한 6300원에 거래를 시작한데 이어 지난 25일 5550원으로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20.71% 하락했다. 이 탓에 하나대투증권도 SBI모기지 상장 한달 만에 32억원 가까운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 SBI모기지는 올 들어 공모를 진행한 기업 중 실권이 발생한 유일한 기업이다.
 
SBI모기지보다 한주 늦은시기 공모청약을 실시한 비아트론(141000)은 청약경쟁률 834.68대1을 기록했다. 앞서 3월 공모청약을 진행한 코오롱머티리얼(144620)도 691.76대1에 청약을 마감했다. 또 빛샘전자(072950)는 1000대1를 웃돌기도 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상장을 맡았던 차이나그린페이퍼 등이 공모청약을 앞두고 국내 증시 상장 자체를 돌연 철회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은 SBI모기지의 주가가 국내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SBI모기지가 현지 주택론 시장에서 4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만큼 1년 안에 손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윤형 하나대투증권 상무는 "'모기지'라는 낯선 업종이 주는 불안감과 앞선 중국기업들로 인해 외국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탓"이라며 "주가가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1년까지 매도하지 않고 기다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日 기업 본질가치 올바른 평가받을 것"
  
하지만 바람대로 공모가를 회복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지난 23일 SBI모기지가 주당 300원의 특별 중간배당을 밝혔음에도 여전히 SBI모기지 주가는 5000원대에 맴돌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대투증권은 정공법을 택했다. 또 다른 일본 SBI그룹 계열사인 전자상거래 결제서비스업체 AXES홀딩스의 코스닥시장 상장주관사를 맡아 현재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것이다. 
 
앞서 대우증권이 지난해 중국고섬(950070) 공모청약에서 582억원에 달하는 실권주를 인수한 뒤 또 다른 외국기업 썬마트홀딩스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진행하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과정에서 포기한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AXES홀딩스는 아직 상장예심심사를 받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황은 어떻게 바뀔 지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하나대투증권 측은 현재로선 중도에 포기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윤형 상무는 "현재 SBI모기지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물론 부담은 있지만 궁극적으론 이들 일본기업의 본질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충분히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선 국적이 중국이냐 일본이냐 혹은 기업의 실적이 좋냐 나쁘냐는 국내에서 투자결정요인이 되지 않는다"며 "외국기업이란 사실 만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하나대투증권의 리스크는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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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