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경제전망 발표 '돌연' 연기
"시장혼란 가중" vs "시장 관심은 전망치 아닌 대책"
입력 : 2008-12-08 16:15:00 수정 :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한국은행이 9일 발표하기로 예정됐던 내년도 경제전망을 돌연 연기한다고 8일 밝혔다.
 
한은은 이날 현행 1년치 전망을 발표하던 것에서 2년(연간 전망시  다음해 뿐만 아니라 그 다음년도 전망치까지 포함)으로 연장하고 현재 연간 2회(7월 하반기 전망, 12월 연간 전망)에서 내년부터는 연간 3회(4월 추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경제전망 발표는 9일에서 12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처럼 급작스럽게 경제전망 공표방법을 변경한 것과 관련해 "최근 불투명한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전망발표 주기를 단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 자료에서 밝혔다.
 
하지만 한은 공보실 관계자는 해명 자료를 내기에 앞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본회의를 앞두고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경제전망치가 시장의 기대보다 상당히 나쁠 수 있다는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면서 시장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한은의 이번 급작스런 연기에 대해 비판하는 소리와 이미 시장은 경제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증권사 채권 전문가는 "내년 경제전망치를 연기한 것은 한은이 경제상황이 극도로 안 좋다는 것을 인정하는 시그널로 볼 수 있어 시장의 불안심리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오히려 나쁘더라도 빨리 발표하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금융시장 전체적으로는 위험요인이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하락요인으로 작용해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환율 전문가도 "악재가 이미 반영되고 모든 경제지표가 안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경제전망이 연기됐다는 사실만으로는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실제로 내년도 경제전망치가 1%대로 극도로 좋지 않게 나온다면 분명히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한은이 고민이 많은 모양이다"며 "하지만 이미 시장은 경제가 안 좋다는 것을 다 알고 있어 경제전망 연기 뿐만 아니라 발표 결과에 대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시장은 전망치보다는 이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담담해 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강진규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