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찬 다국적제약 노조위원장 “명분 없는 구조조정 중단하라”
사안에 따라 국내노조와 '한목소리'.."경영진과 마음 터놓고 대화"
입력 : 2013-01-10 14:32:21 수정 : 2013-01-10 14:34:24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다국적제약사의 영업사원 위주로 구성된 노조인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이 출범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해 약가인하 여파로 화이자, GSK, 노바티스 등 주요 다국적제약사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감에 따라 향후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산하에 가입돼 있다.
 
 
김상찬(49·노바티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위원장은 1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 “명분없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노조는 제약군의 모든 근로자들이 참여할 수 있다”며 “사안에 따라 국내제약사 노조와 단결해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상찬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다국적제약 노조를 만들게 된 배경은.
▲과거에는 제약산업이 호황기를 누렸지만, 최근에는 많이 무너지고 있다. 이런 부분을 고용쪽(경영자)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오히려 근로자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불합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가 있을 때 마다 고용안정이 문제가 되고 근로자를 해고 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부분이 불합리하다고 판단, 공동 대처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게 됐다.
 
-주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입장은.
▲근로자의 고용안정이 확립돼야 하는데, 지금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명분없는 구조조정은 중단돼야 한다. 제약노조가 존재하는 한 이 부분을 가장 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다. 물론 경영진에서는 구조조정에 대해 합당한 부분이 있다고 말 할 것이다. 하지만 근로자입장에서는 합리적이 못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제약 성장률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근로자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지금의 구조조정은 한두 명을 해고하자는 게 아니라, 대량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사보다 다국적제약사 구조조정이 더 심하다. 화이자, 얀센, GSK, 노바티스 등의 구조조정 인원 숫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있다.
 
 
◇김상찬 위원장은 “사안이 있을 때 국내제약 노조와 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제약 노조와 공동 대처할 계획도 있나.
▲국내사와 다국적사의 노조 차이점은 국내사는 공장근로자 중심이고, 다국적사는 영업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조금 추구하는 방향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한독 같은 경우 공장노조가 있으면서 영업부 노조도 최근 만들어 졌다. 복수노조가 된 것이다. 같은 사안이 있을 때 공동 목소리를 낼 것이다. 상위단체인 한국노총(화학연맹)과 함께 할 것이다. 화학연맹 8대 과제 중 하나가 산별노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뭉쳐야 살 수 있다. 그래야 정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을 하는 주된 이유를 뭐라고 보는가.
▲지난해 약가인하에 따른 경제적 손실 때문이라고 경영자 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는 핑계일 뿐이다. 이 부분은 노사가 협상을 통해서 합리적인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근데 일방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게 문제다. 다국적제약사들의 경우 구조조정 방식은 고액 연봉쪽부터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비용 손실을 이쪽부터 막겠다는 것인데,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노동조합은 경영진의 의도를 좌절시키는 집단이 아니다. 서로 발전 상생하는 단체라고 생각한다. 같은 조직 내에 마차의 양 바퀴인데 왜 한쪽에서만 의도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고통분담을 할 부분이 있다면 노동조합과 상의해 합리적인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 경영상의 이유를 들면서 ‘노동자와 상의할 내용이 아니다’고 말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로 마음을 털어 놓고 얘기할 준비가 돼 있다.
 
-초대 위원장으로서 각오가 있다면.
▲노동조합이 8곳 기업으로 미미하게 시작했지만 조합원이 1000명이 넘는다. 미미하지만 그 목소리가 전 제약군으로 펴져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가장 우선순위는 고용안정이다. 이런 큰 의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황무지에서 출발하지만 분명히 언젠가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같은 자리에 모든 제약군이 서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활동 계획은.
▲정기 총회를 개최한지 이제 한 달 됐다. 제약군의 모든 근로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22일 사무실 개소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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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