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국정조사는 넘어가도 청문회는 '글쎄'
쌍용차 무급휴직 455명 복직..국정 조사 '회피용' 지적
국정조사 놓고 여야 대립..정치권, 강도 수준 떠나 재론 여지 높아
입력 : 2013-01-14 14:52:47 수정 : 2013-01-14 14:55:03
[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쌍용자동차(대표이사 이유일) 노사가 지난 10일 무급휴직자 455명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이는 '정상화 이후 복직'이라는 당초 회사 입장을 뒤집은 결단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선 당시 현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쌍용차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건 데가, 최근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국회 청문회 개최 등의 제안이 잇따르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액션'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455명 복직에는 지난 2009년 8월 구조조정 당시 회사를 떠난 희망퇴직자 1904명과, 정리해고자 159명은 제외됐으며, 이번에 쌍용차 사측에서는 이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복직 계기로 노-사 '국정조사' 반대 '한목소리'..왜?
 
1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까지 지난 2009년 구조조정 당시 불법 파업을 이끈 해고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복직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서울 덕수궁 앞 쌍용차 해고자 농성 현장.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6일 출범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고간 지 4일만에 쌍용차는 무급 휴직자 전원 복직카드를 꺼냈다. 평소 쌍용차는 선(先)회사 정상화 후(後) 복직론을 표방했다. 노조에서도 국정조사를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처명했다. 노-사가 한 목소리를 내면서 다분히 국정 조사 '회피용'이라는 인상을 짙게 했다.
 
쌍용차의 지난 2012년 실적이 이르면 오는 2월 말에 나올 예정이지만, 회사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2011년 쌍용차의 전년대비 판매(8만1747대→11만3001대)는 38% 급증했으나, 영업이익은 167억4500만원에서 마이너스 1553억6300만원으로 10배 이상 줄었다. 또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270억2900만원에서 마이너스 1128억200만원으로 역시 3배 감소했다.
 
지난해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12만717대를 팔아 전년보다 6.8%(7716대) 증가에 그쳤다. 이를 감안할 경우 쌍용차의 재무구조는 전년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아울러 현재 쌍용차 평택 공장 3개 라인은 모두 1교대로 운영하고 있고, 코란도스포츠와 렉스턴W를 생산하는 3라인만 잔업과 특근 조를 투입하고 있다. 추가 인력이 크게 필요없는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 100% 가동률에 못미치는 2라인(로디우스·체어맨 생산)의 가동이 정상화되고, 3라인에 투입 여력이 있어 이번 복직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지원사격 '주목'
 
이 같은 쌍용차의 꼼수에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쌍용차의 복직 발표에 앞선 지난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들이 대선 후 실시키로 한 쌍용차 국정조사와 관련, "찬성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의중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날 쌍용차 평택 공장의 철탑 농성 현장을 찾아 쌍용차 노조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이 같이 말했다.
 
민주통합당 등 여당은 쌍용차의 국정 조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현재 여당은 쌍용차 문제의 근원을 참여정부가 2005년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 시 특혜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참여정부 계파인 민주당과 새누리당 등 여야 대립은 불가피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쌍용차 문제는 정치공방으로 풀 수 있는 게 아니라, 회사 정상화가 먼저라며 국정조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고 높다. 복직 합의 당시 쌍용차 노사도 국정 조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정치권이 청문회나 국정조사로 쌍용차 문제를 확대할 게 아니라 기업 회생을 도울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하며, 야당인 민주당도 쌍용차 사태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이번 무급휴직자 복귀를 계기로 싸용차 사측은 차기 정권에 명분을 세우게 됐고, 노조는 실리를 챙기면서 국정조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청문회 혹은 체감 강도가 약화된 어떤 형식으로라도 쌍용차 문제를 한번 더 짚고 넘어갈 것이란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이유일 쌍용차 대표는 지난해 1월 코란도스포츠 출시 행사 당시 "올해를 회사 정상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경기 전망과 지난해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전폭적인 쌍용차 지원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아 올해도 쌍용차 상황은 크게 개선 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련 업계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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