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추가 양적완화로 엔低 유도..수출기업 직격탄
입력 : 2013-01-22 18:04:18 수정 : 2013-01-22 18:06:34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일본중앙은행(BOJ)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하고 엔저(低)를 사수하겠다고 공언했다. BOJ가 2회 연속 추가완화를 결정한 것은 지난 2003년 5월 이후 9년반 만이다.
 
일본이 공격적인 엔저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엔저·원고 현상에 대한 공포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일본의 엔화 절하는 국내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BOJ 추가 양적완화..물가목표치·개방형 자산 매입 프로그램 도입
 
일본은행(BOJ)은 22일 통화정례회의를 마치고 2%의 물가상승률 목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행하는 것과 유사한 '개방형'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BOJ는 오는 2014년부터 종료기한 없이 매월 장기국채 2조엔, 단기국채 10조엔, 기타 자산 등 총 13조엔의 자산매입을 실시할 예정이다.
 
 
BOJ가 ‘무제한’ 양적환화를 선언한 것은 엔화 약세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지속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자산매입 기한을 따로 설정하지 않은 데에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면서 향후 통화정책 회의에서 자산매입 기금 한도를 높이지 않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엔화 강세 전환 가능성도 미연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IT·자동차 중심으로 수출 타격 우려
 
엔저·원고 현상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장 우리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기부양책으로 엔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국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엔저 수혜를 입으면서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IT,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0엔당 원화 환율은 지난해 말 1238.3원을 기록해 전년 말(1481.4원)에 비해 243.1원 하락했다. 절상폭은 무려 19.6%에 달했다.
 
스위스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산티탄 사티라타이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엔-원 환율이 1% 평가 절하될 때마다 한국의 실질 수출 성장률이 일본에 비해 1.1%포인트씩 낮아질 것”이라며 “일본의 팽창적 통화정책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증권사인 다이와증권 캐피탈마켓은 “일본과 경쟁 관계가 높은 한국의 IT 기업과 조선사, 자동차 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환율 충격 최소화가 과제"
 
문제는 환율 하락을 제어할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의 환율 하락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통화 완화책을 펴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다.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단행해 맞불을 놓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고, 외화 유출입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자칫 해외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석태 SC 한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 등으로 인해 원화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충격을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환 위험 대응능력이 부족한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중소기업진흥공단·수출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을 통한 정책금융을 늘리고 환변동 보험, 선물환 거래 등 수출 중소기업의 환 위험 관리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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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