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1년..통합 갈등
IT 통합·주식 교환 이어 해외법인 통합까지
입력 : 2013-02-18 16:15:11 수정 : 2013-02-18 16:42:09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외환은행(004940) 지분을 인수한 지 이번 달로 1년이 되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하나금융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해외법인 통합도 지연되고 있다.
 
◇인수후 1년간 당기순익 40%↓
 
하나금융 본점 사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1조6823억원으로 전년보다 4599억원(37.7%) 늘었다. 하지만 외환은행을 저렴하게 인수해 얻은 '부의영업권' 효과 9500억원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7323억원에 그친다.
 
지난 2011년 하나금융이 1조2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외환은행 인수 1여년동안 5000억원(40%) 가량이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2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품으면서 얼마나 시너지를 낼 것이냐를 기대했지만 '한 지붕 두 가족'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사이에서는 갈등만 심화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해 7월 하나금융이 임원진 워크숍에서 IT 부문을 그레이드하겠다고 밝히자,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반발했다. 올 들어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잔여지분 인수 계획으로 양측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지분율 60% 대주주인 하나금융이 나머지 외환은행 40% 지분을 취득하려 하자, 상장폐지 후 하나은행과 바로 합병시키려는 것이라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에도 예정대로 주식교환 작업을 강행할 계획이다. 달 15일 오전 10시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은 동시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해외법인 통합 두고 또 충돌
 
최근에는 해외 현지법인 통합을 두고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충돌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전날 공시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있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현지법인을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규정에서는 지배회사가 동일한 현지은행이 2개 이상의 독립법인으로 존재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외 현지법인 통합은 합의 위반이며, 하나금융 측이 현지규정을 왜곡해 합의 위반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입수한 인도네시아의 관련 법 규정을 보면 해당 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피지배 은행을 합병 또는 통합하는 방안 이외에도 은행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은행 지주사 설립 등 합의를 지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마치 통합만이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당국과 시장을 속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해외 부문에서 하나지주의 일천한 경영능력을 감안할 때 이런 일방적인 통합 시도는 수십년에 걸쳐 축적된 외환은행 해외 네트워크를 훼손시킬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정정공시에서 언급한 통합절차는 합병 또는 지주회사 설립을 검토해 이행하겠다는 의미"라며 국외 현지법인 간 합병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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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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