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정점 달한 美어닝시즌..금융주 '웃고' 기술주 '울고'
입력 : 2013-04-17 18:14:54 수정 : 2013-04-17 18:20:00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어닝시즌이 정점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업종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이번 실적시즌에서 금융주들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공개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반면, 기술주들은 실적 부진으로 상승장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주 실적개선..어닝시즌 기대감 'UP'
 
현재까지 공개된 실적을 보면 대체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번 어닝시즌에서 전문가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내놓은 기업은 6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주요 투자은행 등 금융사의 실적 호조가 두드러졌다. JP모건체이스는 12일 지난 1분기 순이익이 65억3000만달러(주당 1달러59센트)를 기록, 전년동기의 49억2000만달러(주당 1달러19센트)에 비해 33% 증가했다고 밝혔다. 
 
웰스파고 역시 전년동기대비 23% 오른 49억3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주당 순이익은 92센트로 전문가 예상치인 88센트를 웃돌았다.
 
씨티그룹은 1분기 순이익이 39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도 주당 1달러 29센트로 시장 예상치인 1달러17센트를 웃돌았다.
 
미국 주택시장 회복과 함께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모기지 관련 대출이 전년대비 30%가까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마이클 코뱃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예금과 대출 성장세, 우호적인 크레딧 여건 등도 개선에 보탬이 됐다"며 "증권과 투자 은행 부문에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천덕꾸러기 전락한 기술주 '굴욕'
 
반면, 과거 어닝시즌 랠리의 일등공신이었던 기술주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16일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은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 줄어든 126억달러, 순이익은 25% 급감한 20억달러(주당 40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의 예상치인 주당 41센트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미국의 인터넷 포털 기업인 야후는 특별 항목을 제외한 1분기 순이익이 주당 38센트로 시장 예상과 부합했지만 매출은 10억7400만달러로 예상치인 11억달러를 밑돌았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이들 기업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각각 0.5%, 3%넘게 하락했다. 순이익이 예상을 크게 밑돈 것은 아니지만 핵심 사업부문의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인텔은 총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PC 출하가 14%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회사측은 새로운 프로세서인 ‘하스웰’로 매출 증대를 노리고 있지만 이를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야후 역시 핵심사업인 디스플레이 광고 수입이 11% 급감했다. 새밋 신하 릴리 카리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분기 광고 매출 감소폭이 4.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주 vs 기술주 향후 전망은? 글쎄..
 
일단 현재까지 성적으로 본 어닝시즌의 승자는 금융주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있어서는 두 업종 모두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주의 경우 이익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본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보다 비용절감과 충당금 감소에 따른 것이어서 펀더멘털 강화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씨티그룹을 제외하고 웰스파고와 JP모건 매출은 각각 1.7%, 4% 감소했고 이익률도축소되고 있어 향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T를 비롯한 기술주의 실적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이 가운데 23일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은 회계연도 2분기 주당순이익이 10달러13센트로 전년동기대비 17%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 이익 성장률로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파이퍼제프리와 미즈호 증권 등은 목표주가를 낮췄다. 
 
PC 제조업체는 더욱 심각하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1분기 전세계 PC 매출이 14% 급감, 1994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 위트모어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올해 PC판매량이 8%감소하고 내년에도 5%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PC업계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18일 실적을 공개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순이익이 주당 68센트로 전년대비 18.8%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투자의견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위트모어 애널리스트는 "델과 인텔이 PC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더라고 이익 마진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HP를 비롯한 윈도우 PC메이커의 시련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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