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퇴직연금, 계열사비중 낮추기 확산되나
HMC證·롯데손보 계열사 퇴직연금 비중 90% 초과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따가운 시선.."자율 축소하게 될 것"
입력 : 2013-04-23 06:00:00 수정 : 2013-04-23 06:00:00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 대한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을 절반 이하로 낮춘 가운데 계열사 비중이 높은 HMC투자증권(001500)롯데손해보험(000400)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종합안내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의 계열사 비중이 50%를 넘는 곳은 HMC투자증권과 롯데손해보험 등 2곳이다.
 
HMC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4조4628억원 중 현대자동차그룹 비중이 4조450억원으로 91%로 나타났다.
 
롯데손해보험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7192억원 가운데 계열사 적립금이 6698억원으로 집계돼 93%에 달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그룹사 비중이 높긴 하지만 절대적인 금액 기준으로는 높지 않은 편"이라며 "계열사 비중을 50%로 낮추는 결의안은 오는 2015년3월까지로 아직 여유가 있으므로 점차적으로 이 비중을 낮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계열사 적립 비중을 낮출 계획이 아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도한 계열사 퇴직연금 유치금액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 비중 축소가 강제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라는 시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계열사 적립금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금투업 규정 개정 이후 계열사 비중이 공개됨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범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연금제도센터장은 "계열사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은 강제사항이 아닌 업계 자율이지만 계속해서 높은 비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회사가 몸집 줄이기에 나설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 유치를 위한 경쟁사들의 물밑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적립금 규모 기준 업계 5위인 HMC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4조원대로 덩치가 커 경쟁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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