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꽃보다 男子..중년 뷰티 거센 반란
외모도 커리어..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 1조 급성장
탈모방지 시장도 지속 성장.."시니어 비즈니스로 유망"
입력 : 2013-05-20 14:59:57 수정 : 2013-05-21 18:16:19


[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직장인 A씨(44)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남성 전용 폼클렌징 으로 세안을 한다. 머리를 감고 드라이를 마친 후 머리카락에 탄력을 주는 헤어 에센스를 바른다. 그 뒤 스킨 로션 그리고 선크림까지 꼼꼼히 챙겨바른다. 눈가의 주름이 도드라져 보이는 날이면 아이크림까지 덧바른다. 옷장에서는 2주전 구입한 블루 계열의 양복을 꺼내입는다.
 
바야흐로 남성 소비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우리 시대의 아저씨는 배불뚝이, 대머리, 빛바랜 양복, 깊게 주름 패인 얼굴 등의 이미지가 아니다. 30대 비교적 젊은 층부터 40,50대 꽃중년까지 남성들은 최근 패션, 화장품, 미용 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여성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색조화장까지 하는 중년층도 적지 않다. 중년남성들의 로망인 멋진 인생은 `아름다운 인생`으로 진화하는 조짐이다.
 
◇칙칙한 양복은 가라! 더 슬림하게, 더 화려하게
 
단순히 튀어나온 배를 가리기 위한 밋밋하고 헐렁한 디자인은 이제 기피대상이다. 남성들은 점점 핏(fit)감을 신경쓰기 시작했다.
 
의류 브랜드 LG패션 마이스트로는 폼에 여유가 있는 6드롭(drop)제품보다 가슴과 허리 둘레가 2,3인치 작게 출시된  7,8드롭의 자켓 생산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지난 2007년 7,8드롭 제품의 생산비중이 전체 생산량의 5% 수준이었던 던데 반해 2013년 봄,여름 시즌에는 전체 생산량의 65%에 육박할 정도로 슬림한 자켓의 비중이 늘었다.
 
또 다른 남성복브랜드 TNGT도 이러한 슬림화 경향에 맞춰 지난 200년부터 중간 사이즈인 103사이즈 셔츠를 출시했다. 이는 기존 105사이즈를 입던 고객들이 좀 더 몸에 붙는 사이즈를 입기 원했기 때문이다.
 
TNGT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자 매년 중간 사이즈의 비중을 10%씩 확대했다. 또 100사이즈보다 95사이즈의 매출 신장률도 10%이상 증가했다. 여유있게 100사이즈를 입던 고객들이 95사이즈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색상도 점점 밝아지는 추세다. 기존에 검정, 회색 등 어두운 계열의 단색 양복에서 벗어나 체크무늬 자켓, 파란 자켓 등 밝고 감각적인 옷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LG패션 양현석 청담점 주임은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예전에 비해 화사하고 슬림한 옷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중년피부, 깨끗하고 맑게 자신있게
 
중년 남성들은 이제 피부도 신경쓴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거친 피부는 이제 더 이상 남성의 상징이 아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의 매출은 이제 1조원을 넘는다. 중년 남성들의 막강한 구매력이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 오츠카 제약이 출시한 화장품 '우르오스'는 아예 주요 타겟층을 중장년층의 남성으로 설정했다. 배우 차태현이 광고하는 우르오스의 광고 카피는 '오빠 피부'다. 나이가 들어도 언제나 '아저씨'가 '오빠'이고 싶은 중장년층의 심리를 자극했다.
  
최유식 한국 오츠카 이사는 "중년 남성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화장품 업계들이 남성화장품에 시장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중년 남성들은 화장품 세,네가지를 쓰는 것은 기본이고 cc크림 등 색조까지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남자들은 외모가 곧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커리어 관리뿐 아니라 외모 관리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머리는 가라, 한올 한올 소중히
 
머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빛나는 머리를 그대로 내버려두던 과거와는 다르다. 요즘 중장년층은 머리숱에 굉장히 민감하다.
 
탈모센터에서 꾸준히 관리받고 있는 A씨(55)는 "거울을 볼 때 머리 숱이 너무 없으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관리를 시작하면서부터 머리카락에 힘이 생겨서 참 좋다"고 말했다.
 
프로페시아, 미녹시딜 등 탈모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발기부전이다. 따라서 중년남성들은 단순히 약을 복용하기보다 헤어센터 등을 통해 집중 관리를 받는다. 각질 제거를 위한 스케일링, 고주파 마사지를 통해 두피를 깨끗하고 튼튼하게 만든 뒤, 탈모 방지 전용 에센스로 모발에 힘을 실어준다.
 
김혁란 더 헤어센터 실장(사진)은 "탈모에 민감한 남성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었다"며 "탈모 시장 자체도 매년 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요즘 점점 늘어나는 중년 고객 남성들은 모발 한올 한올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며 "삶의 질이 개선되다 보니 좀더 멋지게 보이는데 많은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명 연장으로 멋과 젊음, 건강을 추구하는 40대 이상 남성들의 욕구가 분출하면서 중년 뷰티시장이 시니어비즈니스 시장의 굵은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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