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셰일혁명, 우리 산업계에 오히려 불이익"
입력 : 2013-06-06 11:00:00 수정 : 2013-06-06 11:00:00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천연가스보다 최대 30%이상 원가가 저렴한 셰일가스의 개발로 '에너지 혁명'이 도래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국내 산업계에는 별 혜택이 없거나 오히려 반사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셰일혁명이 우리 산업계에 미칠 영향과 정책대응과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셰일가스 개발로 국제가스가격이 대폭 낮아지더라도 한국 경제는 제조업 생산기반 약화와 화학·철강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4대 요인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셰일가스는 암석층에 갇혀있는 가스로 최근 시추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생산이 본격화됐다. 천연가스보다 20~30%가량 저렴하며 채굴가능 매장량은 59년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연가스 생산지가 중동과 러시아 중심인데 반해 셰일가스는 중국(19.3%), 미국·캐나다(18.9%)에 집중돼 있어 에너지 공급시장에 새로운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같은 셰일혁명에 대해 대한상의는 4가지 이유를 들어 우리 산업계가 마냥 반가워할 수만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제조업 생산기반 약화 불가피"
 
셰일혁명의 진원지인 미국으로 국제 생산기지의 재편이 진행중이고, 향후 최대 가채매장국인 중국으로 이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생산비용이 낮은 지역으로의 생산기지 쏠림현상이 커지고 있다"며 "제조업 생산거점으로서 한국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으며 우리 기업들도 셰일가스 생산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 외에 오바마 정부가 법인세 감면 지원 등의 경제부흥정책을 펴고 있어 철강, 석유화학 업체들이 자국내에 생산기지를 재구축중이다.
 
또 미국은 셰일가스 발전을 통해 전기료도 낮출 전망이어서 각국 제조업체들의 미국 행렬은 자동차, 전자 업종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2035년까지 신규 발전설비의 60%를 가스발전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한국의 가스발전은 21%에 불과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화학·철강 등 산업경쟁력 '뚝'"
 
화학업종을 필두로 주요 산업의 경쟁력이 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셰일가스를 원재료로 하는 미국산 화학제품의 생산원가가 우리의 60%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기초제품에 해당하는 에틸렌 1톤을 만들 때 한국은 석유추출물인 나프타 사용으로 제조원가가 1000달러에 이르는 반면, 셰일가스를 활용하는 미국은 600달러, 천연가스로 만드는 중동은 200달러에 그치고 있어 나프타 기반 화학산업의 존재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철강업종도 셰일가스용 강관수요 증가는 호재이지만 미국, 중국의 제철 원가경쟁력 강화로 악재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조선업종 역시 고부가가치 LNG 운반선의 신규발주 증가는 호재이지만 미국과 중국의 에너지자급에 따라 해상물동량이 감소할 전망인데다 원유시추를 위한 해양플랜트 발주도 급감할 것이어서 악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도 미국산 셰일가스가 국내 도입되더라도 국내의 독점적 시장구조와 물류비용 등으로 가격 인하 혜택은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셰일혁명시대를 맞아 생산기지가 자원보유국으로 이전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지금부터라도 셰일가스 확보를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 공사 등이 컨소시움을 구성하여 해외광구를 개척하는 한편, 셰일가스 기반 석유화학설비에 대한 투자확대,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생산공정 혁신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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