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연출가 "유쾌함 속에 '질문의 과정' 담을 것"
명동예술극장 <광부화가들> 재공연
입력 : 2013-08-27 16:08:53 수정 : 2013-08-27 16:12:18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지난 2010년 예술 창작과 그 가치에 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화제를 모은 연극 <광부화가들>이 올 가을 다시 한번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빌리 엘리어트>로 유명한 영국 작가 리 홀이 193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의 광부화가 공동체인 애싱턴 그룹의 실화를 소재로 삼아 쓴 작품이다. 영국에서는 2007년 초연 이후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최고연극상(2008)', TMA 어워드의 '최고 신작상(2008)'을 수상했으며, 국내 초연 당시에는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의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이번 공연은 국내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이상우 연출가가 번역하고 연출한다. 캐스팅의 경우 투박하고 진솔한 광부화가 조지 역의 김승욱 배우를 제외하고 모두 달라졌다. 뛰어난 예술적 자질을 발견하면서도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는 광부화가 올리버 킬번 역할은 배우 강신일이, 사회주의자인 광부화가 해리 역은 배우 민복기가 맡는다. 이밖에 김중기가 미술강의를 통해 광부화가들을 세상에 알리는 라이언으로, 채국희가 부유한 예술애호가이자 후원인 헬렌으로 분한다.
 
(사진제공=명동예술극장)
 
가을 재공연을 앞두고 27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이번 공연의 출연진과 연출가가 참석해 작품의 방향에 대해 소개하는 한편, 공연에 임하는 태도를 밝혔다.
 
초연 때보다 좀더 따뜻하게, 코미디적으로 풀 것이라는 이상우 연출가는 "영국 관객들이 보면 알지만 한국관객들이 보고 '무슨 얘기지' 하는 부분들은 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흐름에서 좀더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가겠지만 표현의 속 얘기는 놓치지 않고 끌고 갈 것"이라며 "로버트 라이언의 어느 대사처럼 '질문의 과정'과 같은 맥락에서 이 작품을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즉, '예술은 가진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인가, 광부 일을 하는 환경 속에서도 창작하는 환경을 같이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판매되는 예술은 별개로 하더라도 예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예술의 경우 그 가치는 이 세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 등 작가가 희곡을 통해 던진 묵직한 질문은 무대로 그대로 옮겨 공연 자체가 토론의 시작점이 되도록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배우들도 이 '질문의 과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광부화가들을 통해 자신에 대해 제대로 깨닫게 되는 미술강사 라이언 역의 김중기는 "'예술은 나 자신을 아는 거다, 예술은 여행 같은 거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요즘 말로 힐링되는 느낌"이라면서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돼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강신일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한 광부들이 석탄을 캐며 사회 경험을 쌓는 것들을 보며 그동안 타성에 젖어 있었던 것 아닌가 반성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 "작품 속 올리버 킬번이 그림을 그리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에 대해 설명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도 젊었을 때 그랬던 적이 있다"면서 "배우로서 유지하기보다는 발전을 시켰어야 하는데 '내가 지금 그런가'하고 이 작품을 통해 자꾸 나를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예술 체험으로 인생의 변화를 겪는 광부화가들의 모습은 배우들을 통해 관객에게도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극장 측에 따르면 재공연 요청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작품 중 하나인 <광부화가들>은 내달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한달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예매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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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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