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근대화폐 '호조태환권'원판 60여년만에 고국 품으로
입력 : 2013-08-27 15:54:41 수정 : 2013-08-27 15:58:05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한국전쟁 때 미국으로 반출돼 경매에 넘겨진 우리나라 최초 근대 화폐교환권의 원판이 한미 수사공조로 60여년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됐다.
 
대검찰청과 문화재청은 27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수사공조를 통해 호조태환권(戶曹兌換券)을 국내로 환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제 수사공조로 문화재를 환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호조태환권 원판은 덕수궁에 보관되어 있다가 1951년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라이오넬 헤이스(사망)가 미국으로 밀반입했다.
 
이후 그가 사망한 뒤 유족들이 2010년 미국 미시간주 옥스포드시에 있는 경매회사인 '미드웨스트 옥션 갤러리(Midwest Auction Galleries)’에 경매를 의뢰했으며 이 사실을 주미 한국대사관 법무협력관 이종철 부장검사가 입수한 뒤 경매 중지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매회사는 경매를 강행했으며 이 원판은 재미교포 윤모씨가 3만5000달러에 경락받았다. 주미 법무협력관은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원판이 밀반입된 문화재임을 윤씨에게 알리고 대금입금 및 원판 인수를 하지 말 것을 요청했으나 윤씨는 끝내 원판을 경락받아 소장했다.
 
우리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즉시 미국 국토안보부와 법무부에 형사절차 진행을 요구했으며 미 수사당국은 지난 1월 윤씨를 연방장물거래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체포한 뒤 원판을 압수했다. 한달 뒤에는 경매를 강행한 경매회사 대표 제임스 아마토를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이후 윤씨는 원판에 대한 소유권을 모두 포기하는 조건으로 석방됐으며, 미 수사당국이 지난 7월 몰수절차를 완료함으로써 원판 환수에 성공했다.
 
원판은 다음 달 3일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채동욱 검찰총장과 변영섭 문화재청장, 성 김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수식을 거쳐 환수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현재 미국 LA카운티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문정왕후 어보의 환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은재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장이 27일 대검 기자실에서 호조태환권 환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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