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블리자드스타일 버린 새로운 도전
입력 : 2013-10-14 19:29:58 수정 : 2013-10-14 19:33:43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PC게임 전문업체 블리자드가 올해 내 상용화를 목표로 카드수집게임(CCG, Collectable Card Game) 하스스톤의 비공개테스트에 돌입했다.
 
게임업계에서 '블리자드 스케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작 게임들만 만들던 블리자드가 틈새시장(니치마켓) 공략을 위해 준비한 첫 부분유료화 게임이다.
 
(사진제공=블리자드코리아)
 
◇ 전통 카드게임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 영웅들’
 
하스스톤은 일반적으로 덱(deck)이라 불리는 30장의 카드뭉치를 구성해, 상대방이나 컴퓨터 인공지능과 1:1 전투를 펼치는 게임이다. 각 이용자는 30포인트의 생명력을 가진 영웅을 선택하고, 상대방 영웅의 생명력을 모두 깍아내면 승리하게 된다.
 
이용자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케릭터 카드(하스스톤 내에서는 '하수인'이라 지칭)와 마법카드를 사용하게 된다.
 
◇하스스톤 게임화면(사진제공=블리자드코리아)
 
이 같은 전투방식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카드게임(TCG)인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사의 '매직 더 게더링'이나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유희왕' 등 오프라인 카드게임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붐이 일어나면서 케릭터 카드를 수집하는 형태(CCG)의 수 많은 게임들이 선보이고 있지만, 다른 사용자들과의 전투보다는 희귀카드를 수집하는데 목적이 있는 카드 게임이 많다.
 
하스스톤은 희귀카드도 중요하지만, 30장의 카드를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전략'이 더 중요한 게임이다. 이런 점에서 하스스톤은 오프라인 카드게임의 전통을 이어가는 카드게임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스스톤과 비슷한 국내 게임으로는 제오닉스가 10년 넘게 서비스 중인 '판타지마스터즈'나 '소드걸스' 등을 꼽을 수 있다.
 
◇ 하스스톤, CBT 초반 분위기는 합격점
 
지난 11일 국내 비공개테스트를 시작한 '하스스톤'의 초반 분위기는 성공적이다.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는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려고 접속했다가 13시간째 게임을 하고 있다", "너무 게임을 하고 싶어 CBT 베타키를 구매했는데,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 CBT 기간 중에 획득한 카드를 정식서비스 이후까지 계속 쓸 수있어, CBT 참가자들의 활발한 현금결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토요일 오전에 현금결제 이용자가 몰려들어, 배틀넷의 하스스톤 현금결제 서비스에 잠시 장애가 발생하기도 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배틀코인(현금결제)을 통해 CBT임에도 카드를 구매할 수 있어, 사실상 제한된 인원의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블리자드는 연내로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사진=하스스톤 게임 내 캡쳐)
 
업계전문가들은 하스스톤의 장점으로 ▲30장의 비교적 적은 덱을 사용한 빠른 전투 템포 ▲블리자드 특유의 부드러운 게임화면과 화려한 특수효과 ▲9개 영웅에 특화된 카드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의 적절한 조화 등을 꼽는다.
 
여기에 유명 게임인 '워크래프트'의 친숙한 케릭터들이 등장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하스스톤과 같은 카드게임은 다양한 카드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게임에서 승리하기가 힘들고, 업데이트를 꾸준히 따라가지 않으면 다른 이용자들과 차이가 심하게 벌어져 접근하기가 어려운 ‘하드코어’ 장르로 통하는 점은 향후 블리자드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 하스스톤, 새로운 블리자드 스타일로 자리잡을까
 
블리자드는 지난 10여년간 100억달러(약 11조)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월드 오브워크래프트’, 대한민국에서 국민게임 반열에 오른 '스타크래프트', 단시일 내에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디아블로3’ 등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PC 블록버스터 게임만을 제작해왔다.
 
이에반해 하스스톤은 15명에 불과한 소수의 개발진이 투입된 프로젝트로,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색다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또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해 PC를 비롯해 다양한 스마트기기와 연동할 수 있는 점이나, 기본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부분유료화’ 정책을 선택한 첫 번째 블리자드 게임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요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긴 시간을 투입해 '명품게임'만을 만들던 블리자드 스타일을 버리고, 소수의 개발자를 투입해 발빠르게 게임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의 변화로 풀이할 수 있다"며 "또 아이패드와 연동이 된다는 점은 미국에서 PC시장의 대세가 스마트패드로 넘어갔다는 것을 인정하고, 멀티플랫폼에서 새로운 수익구조를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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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