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증시, 거침없는 질주..옐런에게 바라는 것은?
입력 : 2013-11-14 16:41:51 수정 : 2013-11-14 19:11:3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미국 증시가 다시 한번 사상 최고점을 밟았다.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 부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연준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라며 양적완화(QE)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 영향이다.
 
최근 일부 연방은행 총재들이 연이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가까워 질 수 있다는 '매파적' 시각을 보인 탓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됐지만 옐런의 이 같은 발언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렸다.
 
◇다우존스·S&P 또 '신고가'..QE 지속 기대감 높아
 
13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0.81% 오른 178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다우존스 지수도 0.5% 오른 1만5821.63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1일에 이어 이틀만에 정상에 오른 것으로 올들어 36번째 신기록이다.
 
기술주로 이뤄진 나스닥 지수 역시 1% 넘게 오르며 심리적 지지선인 4000포인트에 바짝 다가섰다. 기술 버블이 발생했던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들어 S&P500 지수는 25%나 급등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주된 원동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인 2009년의 최저가보다는 160% 이상 급등했다. 지난 10년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연초대비 S&P500지수 주가 추이(자료=CNN머니)
 
이날 역시 시장을 움직인 키워드는 연준의 통화정책이었다.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를 비롯한 기업 실적 호조와 함께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인 옐런이 경기회복을 위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해 테이퍼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낮췄다. 3분기 경제성장률과 고용 동향 등 주요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 회복의 신호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에서다.
 
마이크 반 둘킨 아센도마켓 조사담당자는 "연준 관계자의 발언이 자산매입 규모가 조만간 축소될 것이란 전망을 위축시켰다"며 "12월 중 테이퍼링이 선언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옐런, 경기 회복위한 연준의 역할 강조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자넷 옐런 연준 부의장은 14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이날 서면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서 옐런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연준의 통화정책에 힘입어 상당 수준 회복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이후 민간 부문에서 78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던 주택 부문 역시 건설, 가격, 판매 등 여러 방면에 걸쳐 눈에띄는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옐런 부의장은 경제 회복이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며 보다 강력한 성장을 위해 자산매입 등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한 경기 회복만이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경제 회복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였던 10%에서 7.3%로 현저히 떨어졌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고 있으며 상당 기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옐런은 "대중이 연준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할 때 통화정책의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앞으로 시장에 보다 명확한 정보를 제시할 수 있도록 연준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은 이날의 보고서가 경기 부양을 중요시하는 옐런의 비둘기파적 성향을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성급한 출구전략보다는 회복을 우선시하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다시금 확인한 것.
 
로라 로스너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은 양적완화가 더 필요함을 재차 강조했다"며 "이는 그의 순조로운 의장직 수행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옐런 청문회 지켜보자"..'테이퍼링'이 열쇠 
 
옐런이 온건적 신호를 전했음에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옐런이 양적완화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이를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연기로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보고서 내용이 대부분 경기회복을 위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내용에 그친 점 역시 테이퍼링에 대한 불안감은 줄이지 못했다.
 
조셉 라보르나 도이치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이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 시기를 명확하게 알려줄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며 "현재 시장의 관심사는 오로지 테이퍼링의 시행 시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계속해서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자산매입을 지속하는 한 투자자들이 낙관적인 시각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옐런의 청문회 내용에 보다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청문회 자리에서 옐런이 뜻밖의 매파적 발언을 남길 경우 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이 청문회장에서 예상 밖의 강경한 발언을 할 수도 있다"며 "양적완화에 부정적인 사람들을 의식해 이 같이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안 핌코 최고경영자(CEO)도 "청문회를 통해 옐런이 의장으로서 적합한지를 판단하고, 동시에 연준의 정책 방향도 탐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옐런의 청문회에서 별다른 신호를 포착하지 못할 경우 당분간은 지금의 긍정적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견됐다. 
 
에리안 CEO는 "전반적으로는 낙관적인 기류가 형성된 상태"라며 "잘못된 출구전략의 시행은 감당하지 못한 혼돈을 낳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연준은 매월 850억달러의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입하고 있으며 2008년 이후 줄곧 제로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김진양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