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이어 정준양까지 '재연되는 잔혹사'..향후 선임과정은?
입력 : 2013-11-15 17:57:01 수정 : 2013-11-15 18:00:33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지난 3일 이석채 KT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15일 이사회에 사의를 전달했다.
 
정 회장은 이날 이영선 이사회 의장에게 포스코(005490)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는 한편,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CEO를 선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포스코는 정 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차기 CEO 선임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스코 정관에 따르면 CEO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쳐 이사회가 CEO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 1인을 주총에 추천하고, 주총을 통과하면 다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선임하게 된다.
 
내년도 포스코 주주총회는 3월14일로 예정돼 있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 사내이사는 모두 배제되고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된다.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작업이다.
 
현재 포스코 사외이사는 이영선 이사장(전 한림대 총장)을 비롯해 한준호 삼천리 회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이명우 한양대 특임교수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정 회장은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외압과 외풍이 없었다”면서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이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이사회에 부탁했다.
 
그의 당부에도 포스코를 비롯한 정재계 안팎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주된 분석이다.
 
지난 3일 이석채 KT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12만에 전격적으로 정 회장이 거취를 결정했다. 포스코는 KT와 함께 정권 교체기마다 회장이 바뀌는 ‘잔혹사’를 겪어왔다.
 
정 회장은 지난 9월부터 진행된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 등으로 상당한 심적 압박감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10대그룹 회장단과의 간담회에도 제외되는 등 청와대 뜻이 투영됐다는 해석이 곧바로 제기됐다.
 
포스코는 정기세무조사라 항변했지만 특별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된 데다, 포스코센터,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등 3곳에서 동시다발로 조사가 진행되면서 정 회장의 목을 바짝 옥죘다.
 
실제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제이엔테크 등 이명박 정부와 가까웠던 기업들에게 특혜로 의심할 만한 수혜가 집중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집중 조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가 철강사업 이외에 무분별하게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극도로 악화된 점도 연일 지적에 오르면서 정 회장을 압박했다. 재임 기간 계열사는 늘었지만 재무상황이나 주가는 추락을 면치 못했다.
 
결국 MB맨으로 불렸던 정 회장이 물러나면서 잔혹사는 이번에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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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