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채시장, '파멸의 올가미' 드리운다
입력 : 2013-12-18 14:14:02 수정 : 2013-12-18 14:17:55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유럽의 국채시장에 '파멸의 올가미' 위험이 커지고 있다. 파멸의 올가미는 은행들이 보유하는 국가 부채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리스크가 확대되는 것을 말한다.
 
(사진=로이터통신)
17일(현지시간) 유럽은행감독청(EBA)은 투명성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은행들이 보유한 국가 부채의 비율이 2010년 12월부터 지난 6월 사이에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유로존 21개국의 64개 은행들이 보유한 부실 부채 비중은 지난 2011년 9%에서 올해 6월 9.3%로 증가했다. 
 
특히 유로존의 위험국으로 꼽히는 그리스의 정부 부채 230억유로중 99%는 그리스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의 67%에서 크게 늘어난 결과로, 유로존의 재정상태가 위험한 상태임을 시사한다.
 
그 밖에 스페인 은행들도 스페인 정부의 부채를 89%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키프로스의 은행들도 각각 자국 정부의 부채를 89%, 84%씩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강력해진 은행 규제 탓에 부실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정부 부채를 매입하고, 또 ECB로부터 얻은 값싼 현금으로 수익률도 높이고 자금조달 비용도 감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구조가 취약한 채무국의 부채를 은행들이 대량 보유함으로써 부실은행들이 늘고, 이 은행들이 다시 재정위기를 초래하는 파멸의 올가미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빌 블래인 민트파트너스 이코노미스트는 "남부유럽 국가의 채권을 바라보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ECB는 앞으로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고, 유럽 은행들은 정부 부채를 사들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쓸 것"이라며 "이에 따라 유럽 은행들과 정부 사이의 취약한 연결고리는 더 늘어나고 유로존의 침체 위기는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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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