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펀드슈퍼마켓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입력 : 2014-01-03 15:38:57 수정 : 2014-01-03 17:01:42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이르면 올 3월부터 모든 판매사의 펀드상품을 온라인몰에서 비교하고 싼 수수료로 가입할 수 있는 펀드슈퍼마켓이 오픈한다.
 
47개 자산운용회사들이 220억원을 공동출자해 만든 펀드온라인코리아가 펀드슈퍼마켓을 개설하는 것이다.
 
펀드슈퍼마켓이 생기면 '갑을' 관계로 대변되는 판매사와 운용사간 불평등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자산운용회사들의 출자에 힘을 실었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회사는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는 댓가로 운용수수료를 취한다. 또 은행, 증권사, 보험사를 포함한 판매사들은 판매수수료를 취득한다.
 
펀드 개발과 운용 등의 핵심 업무는 자산운용회사가 하지만, 판매사들의 판매수수료가 운용수수료 보다 훨씬 높았다.
 
또 어떤 판매사들에 펀드 상품이 입점하느냐에 따라, 판매사들이 어떤 상품을 주력으로 팔아주느냐에 따라 펀드 판매 순위가 결정되는 기존 관행에서 판매사는 철저한 '갑'이었다.
 
실제 한 대형은행이 계열 운용사의 펀드를 판매하면서 50%룰(판매사는 계열사 상품을 최대 50%까지만 팔 수 있는 규제가 있다)을 지키기 위해 구조가 비슷한 타사 상품을 팔았는데, 이 상품이 이른바 '대박'이 났을 정도다.
 
펀드 상품의 질과 운용방법 보다는 판매사의 힘이 막대하다는 얘기다.
 
전체 펀드 수수료를 줄이고 판매사들의 횡포를 단절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펀드슈퍼마켓은 기대할 만 했다. 자산운용회사들이 판매채널 확보에 대한 부담을 덜고, 상품 개발과 운용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오픈 시기가 다가올수록 자산운용사들의 기대감은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운용사들은 온라인 펀드몰로 특정지을 수 있는 펀드슈퍼마켓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판매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달 펀드온라인코리아가 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할 온라인 펀드 상품을 제출하라고 각 운용사에 공지를 보냈지만, 상품을 제출한 운용사는 단 한곳도 없었다고 한다. 2차 제출 시기가 돼서야 대다수 운용사들이 제출하는 모양새였다.
 
 
펀드슈퍼마켓이 활성화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판매사들이 펀드슈퍼마켓에 적극적인 운용사에게 불이익을 줄 지 모른다고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운용사들은 펀드슈퍼마켓이 오픈하면 현재 판매사들이 온라인에서 팔고 있는 펀드 상품 수수료도 내려준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펀드슈퍼마켓과 판매사 온라인에 들어가는 같은 상품을 수수료를 달리 줄 수가 없다는 논리다.
 
다만 현재 판매사들의 상품은 선취 수수료를 내는데 펀드슈퍼마켓은 후취로 하고,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수수료를 감면해주는 형식으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 있지만,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접근성, 펀드 상품 비교, 수수료 인하, 다양한 채널 확보, 운용사 판매 부담 완화 등 좋은 취지가 여전히 돋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여전히 펀드슈퍼마켓의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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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