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피겨퀸' 김연아, 올림픽 2연패 아쉽게 좌절
입력 : 2014-02-21 07:09:43 수정 : 2014-02-21 14:52:32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선수로서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다. 심판이 금메달 수상자 아들레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에게 지나치게 편향적 판정을 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연아는 21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끝난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과 예술점수(PCS) 74.50점을 합산해 144.19점을 얻었다. 이로써 그녀는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합산하면 219.11점으로 2위에 자리했다.
 
◇김연아가 21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News1
우승은 러시아의 소트니코바(224.59점)가 차지했고 김연아에 이은 동메달은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216.73점)에게 돌아갔다.
 
김연아는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1932·1936)와 카타리나 비트(동독, 1984·1988)에 이어서 올림픽 2연패를 이루는 선수로 남으려 했다. 하지만 러시아 홈 텃세에 아쉬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선수로 그간 짊어지던 짐을 내려놓았다.
 
이날 참가 선수 가운데 마지막으로 무대에 나선 김연아는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했다. 앞서 연기를 펼친 소트니코바가 무려 149.95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 150점을 넘는 점수를 받아야 금메달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의 선율에 맞춰 자연스러운 연기를 시작했다. 첫 번재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를 평소처럼 완벽히 수행했고,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도 전혀 흠잡을 데 없었다.
 
이어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5.50점)까지 초반 세 번의 점프를 무사히 소화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김연아는 플라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에 이어 화려한 스텝 연기를 펼쳤다. 트리플 럿츠 단독 점프도 완벽하게 뛰어낸 김연아는 더블 악셀-더블 토룹-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7.04점)와 트리플 살코(기본점 4.62점)를 전혀 무리없이 잘 이뤄냈다.
 
마지막으로 더블 악셀 점프(기본점 3.63점)를와 트리플 살코, 더블 악셀까지 잘 마쳐 시즌 첫 프리스케이팅 클린에 성공했다. 아름다운 자태가 돋보였다.
 
하지만 러시아 홈 텃세는 강했고, 심판진은 김연아의 스텝에 최고점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 3을 줬다. 김연아의 '2연패'가 좌절되는 순간이다.
 
결국 전광판에 뜬 점수는 예상보다 낮은 219.11점. 금메달을 놓친 순간이었지만 김연아는 큰 웃음을 지었다. 마지막 무대에서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21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후 열린 시상식에서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금메달ㆍ가운데), 카롤리나 코스트너(동메달)가 메달을 받았다. ⓒNews1
 
김연아는 경기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실수는 없었지만 연습처럼 완벽하지 않았다"며 "금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한 것이라 결과에 만족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연아가 받은 점수는 앞으로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일 동작에서 소트니코바와 김연아가 받은 점수가 너무 차이나기 때문이다.
 
이번 심판진은 전날 치러진 쇼트프로그램서 소트니코바에게 가산점 8.66점을 몰아주며 TES 39.09점 PCS 35.55점으로 총점 74.64점의 고득점을 줬다. 반면 김연아에겐 TES 39.03점, PCS 35.89점, 총점 74.92점을 주는데 그쳤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 소트니코바는 모두 1점 이상 GOE(가산점)을 받았지만 김연아는 GOE중 절반 가량이 0점대로 낮았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MBC의 정재은 해설위원은 김연아의 은메달이 확정된 후 "같은 점프를 완벽히 소화했지만, 가산점에서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아가 후반부에 뛰었던 더블악셀 점프에도 가산점을 많이 받지 못했다. 소트니코바는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가산점을 (많이) 받았다"면서 "김연아는 그만큼 가산점을 받지 못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많이 아쉬워했다.
 
미국 NBC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이 종료된 직후 결과를 전하며 "김연아 은메달, 소트니코바 금메달, 코스트너 동메달. 결과에 동의하십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의미심장한 일침이었다. 대다수 다른 언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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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