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거액 해외반출 외국계금융사 점검키로
씨티·SC銀, 용역비 등 국외반출규모 순익 56%
입력 : 2014-05-18 13:01:31 수정 : 2014-05-18 13:05:27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외국계 금융사들이 용역비와 배당금 등을 명목으로 거액을 해외 본사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오는 26일 씨티은행을 시작으로 이들의 해외 송금이 적절했는지를 들여다 볼 예정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까지 10년간 3조2500억원을 용역비와 배당금으로 해외 본사에 송금했다. 이는 같은 기간 두 은행이 거둔 순이익(5조7800억원)의 56.2%에 달한다. 순이익의 절반 이상 금액이 용역비와 배당금으로 해외로 유출된 셈이다.
 
내용으로는 용역비가 1조9400억원으로 배당금 1조3100억원보다 많았다. 용역비(MR·관리비용 분배계정)는 사용 목적과 내역이 불투명하고, 계산 기준도 딱히 없다. 비용으로 잡혀 10%의 부가세만 내면 되는 용역비는 법인세와 배당세(약 37%)를 내야 하는 배당금보다 해외 반출에 유리하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5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알리안츠생명은 30~40억원을 용역비로 해외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1년에는 16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ING생명이 4000억원의 고배당(배당성향 245%)을 추진하다 금융당국의 제동 때문에 1000억원으로 줄이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부터 약 1개월간 진행되는 씨티은행 검사에서 외국계 금융사의 특징인 용역비 지급의 적절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미 씨티은행 측으로부터 용역비 지급 관련 자료를 확보해 사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번 1분기에는 전년 대비 77억원이 늘어난 439억원을 용역비로 빼나갔다"며 "이달 26일부터 시작되는 금감원 검사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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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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