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병언 도피' 조직적 지원에 골머리
입력 : 2014-06-02 17:25:28 수정 : 2014-06-02 17:29:58
[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돕는 기독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의 ‘작전’에 검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검찰은 유 회장의 도피를 돕는 구원파 신도들이 체계적으로 연락망을 구성해 조직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25일 검찰이 코앞에서 유 회장을 놓쳤을 당시다.
 
당시 오전1시30분 검찰은 제보를 받고 전남 순천시에 있는 모 염소탕식당을 급습했으나 구원파 신도 변모씨 부부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다.
 
검찰은 유 회장이 이 식당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실제 유 회장은 식당에서 1㎞ 떨어진 한 별장에 은신 중이었다.
 
변씨 부부의 40여분간의 저항으로 시간을 번 유 회장 측은 곧바로 주변에 도움을 청했다. 유 회장의 운전기사인 양회종씨는 별장에서 EF소나타 차량을 몰고 지인에게 찾아갔으나 거부당했다.
 
양씨는 당시 상황을 금수원 내부에 있는 구원파 신도 ‘김엄마’에게 보고한 뒤 자신은 금수원 인근으로 숨어들었다.
 
검찰은 이날 유 회장의 도피과정이 무척이나 계획적이고 치밀했다고 보고 있다.
 
변씨 부부가 자신의 식당에 유 회장이 있지 않음에도 격렬히 저항한 점, 검거반이 가까이 오자 운전기사인 양씨가 구원파 신도로 보이는 주변 지인에게 도움을 청한 점, 도움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엄마에게 곧바로 상황보고를 한 점 등이 마치 ‘군사작전’ 같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수원 내부에 있는 김엄마 등이 도피과정을 실시간으로 전달받고 유 회장 측에 새로운 도피계획을 전달하는 등 유 회장의 도피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유 회장의 도피를 돕는 비호세력이 사회 각계각층에 있다고 밝힌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 회장의 도피계획은 검찰이나 경찰의 검거나 수사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에 의해 세워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유 회장과 유착한 수사기관 관계자나 법조계 등의 전문가들이 유 회장의 도피를 돕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 회장은 사회 각계각층에 넓은 인맥을 자랑해왔다.
 
구원파 측은 유 회장의 출판기념회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가수 겸 작곡가 박진영씨와 찰스 영국 왕세자, 성김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행사에 실제로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로펌에 재직 중인 전직 검찰 고위간부는 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유 회장과의 친분을 내보이며 축사를 남기기도 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