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서 고령자 떠나는 까닭
노후자금, 사적연금·보험으로 이동..저성장에 주식시장 매력↓
안전자산 '몰빵'보단 분산 투자에 관심을
입력 : 2014-06-11 17:55:33 수정 : 2014-06-11 17:59:52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주식시장에서 고령자가 떠나고 있다. 불안한 노후를 대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사적연금이나 보험 등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탓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투자자 비중은 전체 투자자의 18.8%로 지난해 21.1%보다 2.3%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2009년 13.2%, 2010년 16.6%, 2011년 17.7%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던 추세가 돌아섰다.
 
 
◇노후 불안+저성장=주식시장 매력↓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기대 수명이 늘어나 길어진 노후가 불안한 가운데, 저성장 국면이 당장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고령자들이 주식시장에 넣어뒀던 자금을 사적연금·보험 등 안전 자산으로 옮긴 탓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상호 거래소 정보사업부 팀장은 "고령자는 일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 퇴직연금 등 안정적인 간접투자 방식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저성장 국면이라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전년대비 0.7% 상승해 지난 2012년 9.4%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개인들의 자금이 개인연금, 연금저축, 주택연금 등 보험과 연금상품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는 뚜렷하다.
 
실제로 퇴직연금 가입자는 지난 3월 기준 499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다. 적립금 규모도 85조28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1% 늘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3 자금순환을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보험·연금 부문 자금운용 규모는 지난 2011년 56조6000억원에서 2012년 89조1000억원, 작년 83조5000억원 등의 추세를 보였다.
 
반면,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은 지난 2011년 2000억원에서 2012년 마이너스 14조6000억원, 지난해 마이너스 8조5000억원 등의 양상을 보였다.
 
◇간접투자 선호경향 지속 전망..자산 배분도 주의해야
 
이처럼 고령자들이 간접투자를 선호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견해에 무게가 실린다. 고령화 진행 속도가 빨라 급증하는 고령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은 현상이 이어질 거란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2010년 현재 전체 인구의 10.9%이며, 오는 2020년 15.7%, 2040년이면 32.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우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저성장과 고령화로 개인의 직접투자 성향이 줄고 연금이나 보험으로 돈이 이동할 것"이라며 "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대부분이 겪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자를 억지로 시장으로 끌어들이기보단 간접투자와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고 해외시장개척을 지원하는 등 자본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공적연금펀드(GPIF)가 최근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한다는 얘기다.
 
특히 고령자 개인의 경우 투자 실패가 두려워 안전자산에만 자금을 묻기보단 저금리 기조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분산 투자를 해야한다는 조언이다.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은 "최근 노후에 대한 관심이 늘어 변동성이 큰 주식보단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연금상품을 선호하는 것도 좋지만 물가상승률 등도 신경 써야 한다"며 "자금 전부를 안전자산에 가져가기보단 위험자산 등에 배분하는 전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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