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원 진입은 했지만..검·경 '뒷북'..성공할까?
박 대통령 질타에 고위 간부회의, 금수원 진입
'김엄마' 등 핵심 피의자 이미 도피했을 가능성 커
입력 : 2014-06-11 16:02:23 수정 : 2014-06-11 20:21:53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과 경찰이 11일 기독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재진입했다.
 
지난달 21일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과 장남 대균씨(44)를 검거하기 위해 진입한 지 22일 만에 이뤄진 재진입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11일 새벽부터 경찰병력 6000여명을 동원해 금수원 일대에 대기시킨 뒤 이날 오전 8시10분쯤 진입을 시작해 현재까지 압수수색 중이다.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시기에 비해 한참 늦은 검·경의 이번 진입이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번 진입에 대해 "유 회장 부자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들, 도피 협력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금수원 내부에 유 회장의 도피를 돕는 일명 '김 엄마'와 '신 엄마', 유 회장의 측근이자 운전기사인 양회정씨(55·지명수배) 등이 은거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재진입했다.
 
사실 검찰의 재진입은 예상됐던 시기보다 늦은 날짜에 이뤄진 것이다. 당초 검찰의 재진입은 지난 6~8일 연휴 간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현재 유 회장 부자를 검거하는데 진력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재진입 계획은 없다"며 재진입을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검찰이 표적으로 삼고 있는 김 엄마와 신 엄마, 양씨가 이미 금수원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숨어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설이 더 힘을 얻었다.
 
이들을 검거하지 못할 바에는 구원파 신도들의 거센 저항을 뚫고 금수원에 재진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재진입이 이뤄진 이날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현재까지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구원파 신도들에 대한 체포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김엄마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검거 소식은 아직까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다만, 김엄마 등을 도와 유 회장 도피를 지원한 임모씨(62) 등 5명과 경찰의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은 신도 1명을 검거했을 뿐이다.
 
재진입 시점도 석연치 않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금수원 진입 직후 "금수원 압수수색은 대검과 협의해오다 지난 9일 최종보고 후 승인을 받아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전날 질타에 허둥지둥 움직였다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유 회장 검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못 잡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의 검거방식을 재점검하고 다른 추가적인 방법은 없는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검토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오후에는 검경과 안행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권오한 합참 작전부장도 참석해 유관기관 고위관계자회의를 열고 대책을 강구했다. 간첩 등 대북 위협상황이 아닌 국내 형사피의자 검거를 위해 군의 고위급 간부가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련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찰의 "미리 계획됐던 것"이라는 해명은 금수원 재진입 카드를 만지작거렸으나 실효성으로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질책에 서둘러 재진입을 결정한 것으로 읽힌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유 회장의 도피를 돕는 ‘컨트롤타워’를 무너뜨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구원파 신도들의 유 회장에 대한 신뢰가 아직까지 높고, 도피를 돕는 주요 인물들이 현재까지 붙잡히지 않고 있어 이번 압수수색도 지난 1차 압수수색처럼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의 금수원 강제진입이 실시된 11일 경찰병력이 구원파 신도 등 외부인력의 내부진입을 막고 있다.(사진=박중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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