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벨기에전 0-1 패' 한국, 1무2패로 16강 진출 실패
입력 : 2014-06-27 07:16:28 수정 : 2014-06-27 08:18:09
◇패배와 함께 16강 진출 좌절이 확정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이 10명이 뛰는 벨기에를 상대로 16강 진출의 마지막 불씨를 살리기 위해 공격을 꾀했지만 끝내 희망은 사라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서 진행된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 상대 경기에서 1-0으로 패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러시아-알제리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상황에서 한국이 벨기에에 3골차 이상으로 이기거나, 러시아-알제리 경기에서 러시아가 1점차로 이기면서 한국이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했다.
 
하지만 한국이 벨기에에게 패함으로서 이같은 경우의 수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 16강 진출 가능성은 사라지게 됐다.
 
◇'박주영-정성룡' 대신 '김신욱-김승규' 투입
 
이날 홍명보 감독은 그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최전방 공격수에 박주영이 아닌 김신욱을 투입했다. 제공권을 장악해 득점을 꾀하겠다는 홍명보 감독의 계산이다. 또한 골키퍼에 정성룡 대신 김승규를 넣었다.
 
이번 경기와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벨기에는 주축 전력을 모두 제외했다. 무리할 필요가 없고 다른 선수의 상태를 살피려는 목적이다. 이에 따라 뱅상 콤파니와 에당 아자르 등이 출전하지 않고, 최전방 공격수로는 케빈 미랄라스가 나섰다.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반 초반 한국 선수들의 공격은 매우 적극적인 스타일로 전개됐다. 특히 김신욱의 활약은 돋보였다. 김신욱은 전반 시작 3분 만에 상대 선수와의 거친 충돌로 이날 경기의 투지를 보였다. 또한 공중볼이 뜨면 벨기에 수비수 두 명과 경합하면서도 안 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신욱은 적극적 몸싸움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다른 선수들도 파상공세를 펼치면서 전반 한국은 벨기에와의 볼 점유율에서 대등한 모습이었다. 전반 초반엔 60% 전후에 육박했을 정도로, 벨기에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찬스가 나오지 않았고 마무리가 세밀하지 못했다.
 
전반 30분 기성용이 중거리 슛을 강하게 날렸지만 골키퍼인 쿠르트와가 선방했고, 코너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바라던 점수는 아쉽게 나오지 않았다. 곧바로 구자철의 슈팅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도 쿠르트와의 선방에 차단됐다.
 
벨기에도 전반 이렇다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전반 24분 메르텐스가 김승규와 1-1 상황으로 마주쳤지만, 그의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전반 37분 벨기에는 프리킥 찬스를 얻었지만 이용의 돌격에 차단됐다. 한국 선수들의 투혼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이날 월드컵 무대에 처음 올라선 김승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 32분에는 공중볼을 안정적으로 영리하게 펀칭했고, 전반 42분에도 메르텐스의 슈팅을 잘 잡았다.
 
전반이 끝나갈 무렵 변수가 생겼다. 전반 44분 스테번 드푸르가 발바닥을 써서 김신욱의 장딴지를 밟으며 퇴장을 명령받은 것이다. 수적 우세를 앞세운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이날 후반 내내 11-10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후반 33분 벨기에의 베르통언이 득점에 성공했다. (사진=로이터통신)
 
◇교체 투입된 베르통언의 결승골, 대한민국 16강 진출 좌절의 골이 되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홍명보 감독은 한국영을 빼면서 이근호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김신욱이 따낸 공중볼을 빠르게 침투한 이근호가 점수로 잇도록 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김신욱과 이근호는 울산 현대에서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선수다.
 
홍정호는 후반 1분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다행히 홍정호는 경기를 재개했다. 한국은 곧바로 뎀벨레의 경고를 얻으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후반 6분 무렵 페널티에어리어 우측서 이청용의 크로스가 중앙으로 향했다. 이를 기성용은 후반 6분 강한 슈팅으로 이어 후반전 포문을 열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이근호가 결정적 헤딩슛을 노렸지만 이번엔 펠라이니가 공을 걷어냈다. 후반 9분 코너킥 기회에서 김신욱을 겨냥한 벨기에의 공격도 무위로 끝났다. 연이은 호재에 한국은 확실하게 주도권을 쥐었다.
 
한국은 후반 14분 손흥민이 올린 강한 크로스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어 후반 15분 코너킥에 이은 기성용의 헤딩슛이 터졌지만 이번에도 쿠르트와에게 차단됐다. 기회는 많았지만 결정적인 슈팅은 없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후반 22분 김신욱 대신 김보경을, 후반 28분 손흥민 대신 지동원을 넣으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골을 넣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한국은 후반 33분 교체로 들어간 베르통언에게 선제골을 건네줬다. 한국의 16강 탈락이 가까워지는 실점이었다. 마침 알제리가 러시아에게 골을 얻어냈다는 소식도 들렸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15분 내에 4골을 쏴야 했다.
 
남은 시간 한국은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끝내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의 16강 도전은 결국 '1무 2패'로 허무하게 좌절됐다. 한 번도 못 이기며 조별 리그를 마친 것이다. 
 
조별 리그에서 3승을 거두면서 승점 9점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벨기에는 오는 7월 2일 오전 5시 미국과 8강 진출권을 두고 대결한다. 러시아와 1-1 무승부로 승점 4점을 얻고 16강에 오른 알제리는 7월 1일 독일과 16강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벨기에 선수들이 관중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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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