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 75% "원·달러 환율하락에 영향"..中企 타격 커
입력 : 2014-07-31 09:28:51 수정 : 2014-07-31 09:33:12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한 가운데 국내 제조기업의 75%가 경영에 영향을 받았고, 3곳 중 1곳은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산업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국내 31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원·달러 환율하락의 영향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원·달러 환율하락 탓에 응답 기업의 75%가 경영에 영향을 받았고 36.7%는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밀기계와 전자, 운송장비 업종은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많았고, 섬유와 기계는 비교적 덜했다"며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대기업은 27.4%, 중소기업은 39%로 중소기업이 타격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계는 원·달러 환율하락의 주된 영향으로 '채산성 악화'(78%)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업종별로는 기계(89%), 정밀기계(86%), 운송장비(84%) 순서로 채산성이 악화됐다.
 
민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10% 떨어질 때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3%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중소기업 34%, 대기업 19%였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이후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자료=한국은행, 산업연구원)
 
반면 '수출이 감소한다'고 대답한 곳은 9% 수준에 그쳐 국내 기업들이 수출 감소보다 채산성 악화를 훨씬 중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일부 업종에서는 원·달러 하락에 따른 '수입원자재 가격 하락' 덕분에 채산성이 개선된다고 대답한 곳도 있었다. 조사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 기업의 12%가 이렇게 답변했으며, 업종별로는 섬유(25%), 기타 제조업(25%), 철강(17%)의 비율이 높았다.
 
제조기업들은 원·달러 하락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수출단가 인상'(25%)과 '환리스크 관리 강화'(22%)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환 리스크 강화'와 '생산 해외이전' 응답이 많았고, 중소기업은 '내수판매 비중 제고' 응답이 많았다.
 
또 제조기업의 74%는 정부가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수출금융과 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민성환 연구위원은 "정부가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력이 취약하고 원·달러 환율하락에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 중소기업과 일부 업종을 대상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아울러 투기적 수요나 쏠림 행동에 의해 환율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 적절한 개입을 통해 환율 변동을 관리하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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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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