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비리 폭로' 조현문, '아버지 문전박대' 조목조목 반박
"아버지 '비리가 있든 없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해"
효성측 "형 소송 이어 아버지와의 대화까지 왜곡" 주장
입력 : 2014-10-28 14:14:24 수정 : 2014-10-28 14:14:24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효성그룹을 떠난 후, 그룹의 불법 비리 혐의를 검찰에 고발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가 '찾아본 아버지를 세 차례나 문전박대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허위기사"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이 같은 언론보도에 대해 "효성그룹 홍보실이 동원된 조직적 음해"라고 의심했다.
 
조 변호사는 28일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편지로 "허위 사실들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일련의 '문적박대' 기사들과 관련해, 작년과 올해 두 차례 조 회장과의 만났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조 변호사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어느 날 밤늦은 시간에 비서 2명과 함께 조 변호사의 집을 방문했다. 당시 조 변호사는 출국 금지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조 변호사는 집에 거주하지 않았고, 집에는 가정부만 있었다. 조 회장은 집 안으로 들어가 조 변호사가 거주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조 변호사는 "이것이 시중에 유포된 '문적박대'의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조 변호사가 귀국해 한국에 잠시 머무는 동안에도 조 회장은 조 변호사를 찾아왔다. 지난 7월23일 조 회장은 오전 9시경 비서 2명과 함께 조 변호사의 집으로 들어왔다. 조 변호사는 "그룹에서 쫓겨난 지 거의 3년만의 첫 만남"이라고 이날 만남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만남에서 조 변호사는 조 부회장에게 효성그룹이 자신에게 불법비리를 덮어씌우려 한다고 따져 물었다.
 
그는 "검찰 수사에서 아버지 (비자금) 계좌를 제 계좌로 뒤집어씌우고 (형인) 조현준 사장이 저질렀던 2천만 불 (횡령건)을 제게 뒤집어씌우려다가 실패하셨지요? 효성그룹에서 조직적으로 저한테 씌우려 하셨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가해하려다 실패해 놓고 거꾸로 피해자인 척 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현준이형 그러면 천벌 받습니다. 아버지는 현준이형의 온갖 망나니짓을 은폐하고 감싸기 위해 저를 내쫓으셨습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조 회장은 이에 대해 "그런 적 없다"며 "건방지게 왜 대들어. 불법비리 없다. 있든 없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이 집안은 내가 다스려. 나한테 맡겨"라고 답했다.
 
조 변호사가 "저는 그룹의 불법비리가 싫어서 이 집안과 이 가족을 떠났습니다. 이 그룹, 이 가족의 불법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으니 놓아 주십시오"라고 조 회장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가족문제는 부모한테 맡기라고 했잖아"라고 재차 말했다.
 
조 변호사는 "3년이 지난 지금도 (그룹의) 횡령, 배임, 불법비리는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 불법비리를 아버지라는 권위로 강요하지 마십시오"라며 "아버지, 그건 가족이 아니고 마피아입니다. 그것은 범죄이고 부도덕한 행위입니다"고 호소했다.
 
조 변호사는 이 같은 대화가 50여 분간의 대화 동안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장님(조 회장)은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는 달리 매우 건강하셨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이런 대화는 3년 전, 제가 그룹 내 심각한 불법비리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이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다 회장님에 의해 쫓겨났을 당시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로써 회장님의 방문이 효성그룹의 주장처럼 '병단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싶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룹 내 불법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진실을 알고 있는 저를 회장님의 권위로 겁박해, 입막음 하러 오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그동안 일부 불법이 드러난 것을 전혀 인정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책임감을 느끼지도 않는 회장님의 이러한 모습에 비애를 금치 못했다"며 "직접 내쫓은 아들을 3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진실 은폐와 겁박만을 일삼으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접하며, '아들은 고사하고 한 인간을 어떻게 이렇게 취급할 수 있나'라는 참담함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효성그룹이 차후에도 계속해서 사실왜곡과 거짓말로 저를 음해하고 언론을 호도할 경우, 저는 회장님과 대화의 추가 내용 등 더 많은 진실을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변호사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효성 측은 "고령에 건강까지 안 좋은 아버지에 대한 자식 된 도리가 아니다.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주신 부모에 대한 일련의 행위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형 소송에 이어 고령에 건강도 안 좋은 아버지와의 대화내용까지 왜곡해 공개하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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