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통)유럽 삼킨 닛산 캐시카이..한국서도 통할까
입력 : 2014-11-14 18:11:27 수정 : 2014-11-14 18:11:27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하반기 출격하는 수입 신차 중 단연 기대를 모았던 닛산 캐시카이가 드디어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됐다. 많은 사람들이 캐시카이의 출시를 기다려온 이유는, 유럽 SUV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이미 상품성이 검증된 데다,  가격마저 착한 걸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열렸던 출시회에 1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던 것도 캐시카이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입증하는 단면이었다. 출시 전 두 달간 집계된 사전계약 대수만 600대에 달할 정도로 초반 인기도 대단했다. 출시회 이후에는 판매대수가 더욱 늘면서 한국닛산은 표정관리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한국닛산은 캐시카이가 출시 직후 영국 '왓카(What Car?)'가 선정하는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수상, 유로 엔캡(Euro NCAP) 테스트 최고 등급인 별 5개 획득 등 상품성과 안전성을 모두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2007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 200만대를 넘기면서 닛산의 새 주력 라인업으로 자리잡았다는 것도 한국에서의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다.
 
유럽을 제패한 닛산의 첫 디젤 SUV가 과연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카통이 전격 분석해봤다.
 
◇닛산 캐시카이.(사진=한국닛산)
 
◇연비 좋고 엔진 출력 무난..동급 대비 경쟁력 있어
파워트레인·연비 : ★★★★☆
 
캐시카이는 1.6리터 디젤엔진과 수동 모드를 지원하는 7단 엑스트로닉 CVT(Xtronic CVT) 무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 131/4,000(ps/rpm), 최대토크 32.6/1,750(kg.m/rpm)를 기록하는데, 1600cc급 디젤엔진 치고는 꽤 양호한 성능이다. 르노-닛산의 우수한 다운사이징 엔진 기술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1500cc급 QM3가 최대출력 90마력, 2000cc급 투싼(디젤)이 184마력을 기록한다. 수입차 중 캐시카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고 있는 1600cc급 푸조 2008의 경우 최대출력이 92마력, 2000cc급 폭스바겐 티구안의 경우 140마력이다. 캐시카이가 동급 차종 대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연비는 15.3km/ℓ(도심 14.4km/ℓ, 고속도로 16.6km/ℓ)다. 유럽에서는 캐시카이가 리터당 20km가 넘는 연비수준을 기록하는데, 이는 국내 연비 규제가 까다로워 낮아진 것일 뿐 출시국 별로 다른 사양을 적용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 수입되는 캐시카이는 영국 공장에서 생산되며 유럽시장에 판매되는 것과 똑같다.
 
상대적으로 출력이 낮은 QM3(18.5km/ℓ)나 푸조 2008(17.4 km/ℓ)보다는 연비가 낮고, 투싼(13.8km/ℓ)이나 티구안(13.8km/ℓ)보다는 높다. 우수한 연비도 갖고 싶고, 너무 뒤쳐지지 않는 엔진 힘도 갖고 싶은 소비자라면 캐시카이 구입을 고려해 볼만 하다.
 
◇캐시카이의 엔진부.(사진=뉴스토마토)
 
◇유로엔켑 테스트 최고등급..안전성 검증
편의사양·안전성 : ★★★☆☆
 
유로 엔캡 테스트는 유럽 전역의 정부 기관, 자동차 단체, 소비자 협회로부터 충돌 안전성의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성인 탑승자 보호, 어린이 탑승자 보호, 보행자 보호, 안전 지원 기술 등 총 4가지의 테스트 항목이 있다.
 
캐시카이가 이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하면서 안전성에 있어서 만큼은 검증됐다고 봐야 한다. 닛산이 자사의 안전철학으로 강조하는 '세이프티 실드(Safety Shield)'가 탑재돼 전방 비상 브레이크, 차선 이탈 경고,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보 등 탑승자 모두의 안전을 돕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외에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전후측방 모니터),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자동주차기능) 등 손쉬운 주차를 돕는 기술도 탑재돼 편리하다. 운전석 디스플레이에는 차체 제어 장치인 '섀시 컨트롤'이 작동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안내해 준다. 이 기능은 굴곡이 있는 노면을 지날 때 충격을 완화해주고, 선회 구간에서는 차체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돕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능을 갖춘 동급 국산 차종 대비 편의사양이 뛰어나다고 보기는 힘들다.
 
◇캐시카이의 안전성은 최고 수준으로 검증됐지만 편의사양은 무난한 편이다.(사진=뉴스토마토)
 
◇수입차 중 가장 대중적인 디자인
디자인 : ★★★★☆
 
캐시카이의 디자인 설계는 '닛산 디자인 유럽(Nissan Design Europe)'에서 맡았다. 닛산은 2세대 캐시카이의 디자인의 철학이 "SUV 특유의 넓은 시야와 넉넉한 실내 공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패밀리 카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디자인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동급 최고 수준인 2645mm의 휠베이스를 적용해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평균 성인남성(약 175cm)이 직접 앉아보니 비교적 넉넉한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가족형 SUV를 원하는 운전자들을 위해 '듀얼 플로어 시스템'을 트렁크에 적용해 짐을 최대한 많이 실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트렁크를 열어 뒷좌석을 접거나 2단계로 수납할 수 있는 선반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의 방식이다.
 
외관은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의 LED 리어 램프 같은 닛산의 차세대 패밀리룩을 적용해 다이내믹함을 더했다. 보통의 수입차들이 국산차와는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무기로 내세워 차별화된 고객층을 공략했다면, 캐시카이는 좀 더 대중성을 함유했기 때문에 선택하기에 흠이 없어 보인다.
 
실내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센터페시아는 모니터를 중심으로 좌우 균형감 있게 단추들을 배열했고, 시트도 무난한 가죽으로 마감했다.
 
◇캐시카이의 외관.(사진=뉴스토마토)
 
◇SUV 격전지 한국시장..푸조 2008 존재는 부담
성공가능성 : ★★★☆☆
 
한국 자동차 시장은 전 세계 SUV의 격전지다. 낮은 가격과 다양한 편의사양, 무난한 엔진 성능 등을 갖춘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SUV 차종들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수입차 중에서는 최근 출시한 푸조 2008이나 베스트셀링카 티구안이 버티고 있다.
 
한국닛산이 제시한 캐시카이의 판매 목표치는 월 200대다. 푸조 2008이 사전계약 실시 열흘 만에 1000대의 판매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과하지 않은 목표치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의 Q50도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이 200대를 넘겼다는 점에서 이 같은 판매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다만 꾸준한 판매가 이어질 지는 두고봐야 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SUV 차종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브랜드에서는 올해 새롭게 출시된 SUV 중 기아차 쏘렌토와 르노삼성 QM3가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두 차종의 높은 판매량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캐시카이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될 푸조 2008의 존재도 캐시카이로서는 부담이다. 프랑스 브랜드라는 차별성은 물론 높은 연비, 낮은 가격까지 캐시카이가 갖지 못한 다양한 장점들을 가졌기 때문이다.
 
잠시 물량 확보에 문제가 생겨 판매량이 주춤한 티구안 역시 언제든 판매량이 원상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캐시카이의 꾸준한 성공 가능성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캐시카이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푸조 2008.(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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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