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지배구조 벼르는 농해수위…강호동 회장 국감 뭇매 예고
농해수위 18일 농협중앙회 국감…강호동 공약 이행 점검도
입력 : 2024-10-02 13:36:43 수정 : 2024-10-02 13:41:12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농협의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부실의 원인으로 취약한 지배구조가 지목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17년 만에 조합장 직선제로 당선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8일 열리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의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여야는 농협중앙회의 금융지주 경영 개입과 조합장 위주의 선심성 공약과 정책 등을 호되게 질타할 것으로 보입니다. 
 
농협금융 경영 개입 논란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농해수위는 이달 18일로 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하는데요. 강호동 중앙회장도 이날 기관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입니다. 매년 국감의 단골 지적 사항인 농업 지원 정책 뿐만 아니라 농협 지배구조부터 강 회장의 공약 이행 점검 등에 이르기까지 쟁점이 다양할 것으로 보입니다. 
 
농협중앙회를 둘러싼 농해수위 위원들의 최고 관심사는 농협금융 경영 개입과 지배구조 문제입니다. 농협금융은 복잡한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실패를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입니다. 
 
농해수위 소속 A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농협은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며 "금융감독원도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농협 내부서 자체적인 개선 작업이 나올 리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B 의원실 관계자는 "농협 개혁을 위해선 지주사 체제의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중앙회장이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한 농협 개혁은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2년 3월 신경 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를 하며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로 나뉘었습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두 개의 지주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함으로써 여전히 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신경 분리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각 사업 부문이 여전히 중앙회 그늘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농협중앙회의 인사 개입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자리가 농협금융의 비상임이사입니다. 비상임이사의 경우 중앙회장이 추천하는 자리입니다. 사실상 중앙회장의 의중을 지주사 및 계열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비상임이사의 입을 통해 전달된 중앙회장의 의중은 그 자체로 절대적인 힘을 갖습니다.
 
<뉴스토마토>가 농해수위 여야 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답변에 나선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농협중앙회를 개혁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응답한 의원 10명 중 9명은 농협중앙회의 금융지주 인사·경영 개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금융 계열사의 금융사고가 잇따르는 배경에도 취약한 지배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8월 농협은행 명동지점에서 117억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올해만 네 번째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농협 조직을 겨냥해 민간 금융지주사에 맞먹는 지배구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정기검사를 통해 농협금융 지배구조와 농협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농협중앙회 국감에서 복잡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전경.(사진=뉴시스)
 
선심성 정책 도마 위
 
이 외에도 농해수위 위원들은 농협중앙회장의 공약 이행 점검과, 조합장 지원의 정당성 여부 등을 질의할 예정입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올해 1월 17년 만에 조합장 직선제로 치춰진 바 있는데요. 강 회장을 비롯한 회장 후보들은 전국 1111곳 조합장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해 뭇매를 맞은 바 있습니다.
 
강 회장의 경우에도 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폐지, 조합장 직무정지제도 최소화 등 조합장 임기를 보장하는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연봉 하한제 도입, 업무용 자동차 지원 등 조합장 처우개선 공약도 있습니다. 지난 5월엔 전국 조합장에게 매달 100만원 상당의 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의 조합운영협의회운영준칙 제정을 추진하다 비난 여론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농해수위 소속 C 의원은 "조합장 100만원 수당 정책도 철회했지만, 편법으로 지급한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며 "이 외에 민생 관련 공약을 성실히 이행했는지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D 의원은 "농민 관련 정책과 더불어 농협을 이용하는 일반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 집중 질의할 예정"이라며 "올해 초 취임한 강호동 회장의 공약 이행 여부를 살피고 최근 연이어 일어나는 금융사고와 지배구조 문제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1월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후보들은 조합장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사진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당선된 후 소감을 밝히는 모습.(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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