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보수적 목표치에 공세적 투자..유가·환율 '변수'
LG화학, 지난해 연간 영업익 25% 급감..수요부진·유가급락 직격탄
입력 : 2015-01-26 18:03:04 수정 : 2015-01-26 18:07:27
 
◇LG화학의 지난해 실적.(출처=LG화학)
 
[뉴스토마토 양지윤·이충희기자] LG화학이 올해 목표 매출액을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그럼에도 시설투자를 늘려 중장기 성장 기반은 놓치지 않는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석유화학과 전기차 등 주요 사업부문의 부진이 예상되지만, 향후 업황 개선을 대비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고려해 수정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LG화학은 26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지난해 경영실적 기업 설명회에서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0.4% 감소한 22조4800억원으로 제시했다. 세계 경기 시황이 여전히 불안함에 따라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다만 이날 제시한 목표치는 지난해 10월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직전 수립돼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LG화학은 올해 사업계획은 배럴당 국제유가 95달러, 원달러 환율은 1020원으로 내다보고 수립했다.
 
조석제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은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국제유가는 예측기관마다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65~70달러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가격이 안정되는 대로 계획을 다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매출액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65달러면 2조원, 50달러 이하면 3조원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영업이익은 석유화학 제품과 원료가격의 차이를 의미하는 스프레드의 확대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올해 시설투자(CAPEX)에 전년 대비 13.3% 증가한 1조79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주요 투자내역은 석유화학부문의 SAP(고흡수성 수지) 8만톤 및 AA(아크릴산) 16만톤 증설, 정보전자소재부문의 OLED 조명, 전지부문의 중국 자동차전지 공장 신설 및 폴리머전지 증설 등이다.
 
LG화학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액 22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31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 영업이익은 무려 25%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조3723억원, 영업이익은 23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8%, 영업이익은 26.8% 감소했다. 4분기 역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하락이 눈에 띈다.
 
LG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1조3665억원에 부합했지만, 지난해 4분기는 480억원 가량 밑돌았다.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간 여수 나프타분해센터(NCC)을 정기보수하고, 증설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전지사업부문도 직원들에게 지급된 인센티브가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다. 여기에 원자재인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최대 900억원 가량 발생하면서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17조2645억원, 영업이익 1조1173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16.1%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매출 2조8074억원, 영업이익 1581억원으로 매출은 11.3%, 영업이익은 58.3% 급감하는 부진을 보였다. 반면 전지 부문은 매출 2조8526억원, 영업이익 649억원으로,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100.9% 증가하며 선전했다.
 
LG화학은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해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둔화됐다"면서 "다만 경쟁우위의 성과 창출은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올해 석유화학 업황 역시 침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원가 절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찬식 LG화학 NCC사업부장(전무)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절감 활동을 펼치는 것을 비롯해 공정 개선을 통한 원료 다변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미국의 셰일가스와 중국의 석탄화학 등과 경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수익을 내는 '알짜사업'이었다가 지난해 들어 주춤해진 정보전자소재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류장훈 LG화학 광학소재 사업부장(상무)은 "국내외를 포함해 지난해 전체 생산능력은 1억5500만 스퀘어로, 올해 남경공장 2500만 증설에 나서면 내년에는 1억8000만 스퀘어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풀가동 상태에 있는 폴리머전지 부문 역시 추가 투자에 나서 총 4000만셀 이상의 생산능력을 조기 확보하기 위한 추가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LG화학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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