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달러강세·유로약세 사이서 '몸살'
수출 수익 줄고 수입 가격 늘어나.."금리 인상 지연될 수도"
입력 : 2015-03-16 10:25:24 수정 : 2015-03-16 10:25:35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영국이 유로 약세와 달러 강세 사이에 끼어 수출 수익은 줄어드는 데 원자재 수입 가격은 늘어나게 생겼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15일(현지시간) 영국 기업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으로 손해를 볼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달 60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하는 ECB의 양적완화 여파로 유로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7년 만에 최고치로 솟구치자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영국 수출의 40%가 유럽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파운드 가치가 올라가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 수익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전보다 영국제품의 값이 비싸져 수요가 줄어들거나 다른 나라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밀릴 공산이 높다.
 
실제로 잉글랜드 버킹엄셔주 하이위컴에 있는 기업 '오리진'은 일 년 전에 독일로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파운드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불안에 떨고 있다.
 
환율에 따라 당장 가격이 조정되진 않겠지만, 학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파운드 강세로 인한 가격 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런던 전경 (사진=로이터통신)
 
경상수지 적자가 많은 영국에게 이런 전망은 매우 큰 부담이다. 지난 1월 영국 경상수지 적자는 18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6%에 육박할 정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사무엘 톰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업자들은 파운드 강세를 상쇄하기 위해 가격 할인 정책을 펼치겠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 수출이 올해 영국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에 회의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파운드 강세로 기업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했다.
 
지난 12일 마크 카니 BOE 총재는 "향후 2년 동안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며 "다만, 파운드 강세는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달러가 파운드 등 주요국 통화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입 가격이 오르게 생겼다.
 
국제 유가는 일년 사이 반토막이 났지만, 나머지 원자재들은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가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가격 상승을 불러온다.
 
조지 버클리 알캐피털파트너스 회장은 "영국 기업들은 달러로 원자재를 수입해 오고 유로를 쓰는 곳으로 많은 물량을 수출한다"며 "달러 대비 파운드 강세와 유로 대비 파운드 약세 흐름이 현재 상황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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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