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그리스 긴축 안해 '배짱'..부채 협상 물 건너가나
디폴트 데드라인 '짹각'…"긴축 수용 할 것"
입력 : 2015-05-18 15:29:53 수정 : 2015-05-18 15:29:53
진전기미를 보이던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또 다시 삐걱거릴 조짐이다. 채권단의 긴축 요구에 일부 수용 입장을 밝히며 고개를 숙이는가 싶던 그리스의 태도가 급돌변했기 때문이다.
 
"가혹한 재정긴축에서 벗어나겠다는 지난 총선 당시 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지난 주말(현지시간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코멘트다. 채권단의 추가 긴축압박이 가해지자 더 이상의 물러섬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코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유로존에 잔류하겠다는 의지도 여전히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돈은 받되 더 이상의 긴축은 없다'는 그리스의 배짱 대응에 구제금융 협상은 또 한번 고비를 맞을것으로 보인다.
 
오는 21~22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 역시 어두워졌다.
 
◇그리스, 더는 양보 못해…"갈 때까지 가보자(?)"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던 찰나에 튀어나온 치프라스 총리의 발언이 협상기류를 변화시키고있다.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그리스 측이 추가적인 긴축은 없다고 말하는 부분은 공무원들의 임금과 연금 삭감이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더라도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이 부분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다.
 
채권단 역시 추가 긴축을 해야 돈을 내주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양측 간 날선 신경전은 다시 팽팽한 평행선을 달릴 전망이다.
 
채권단의 통제가 최소하되기를 원하는 그리스는 일단 구제금융 미집행분 72억유로만 집행되면 당장 숨통은 트일 수 있게 된다. 급한 불을 끈 이후 그리스 측이 구상하는 자금조달은 추가긴축을 통해서가 아니라 은행의 재정증권 매입한도 확대(100억유로), 기초재정수지 흑자(27억유로)를 통해 가능토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정증권 매입한도 확대 권한을 가진 유럽중앙은행(ECB)은 매입 한도 문제를 이번 구제금융 협상과 연동시키고 있다. 즉, 이번 구제금융 협상이 불발될 경우 매입 한도 증액도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그리스의 성장률과 기초재정수지 전망이 하향되면서 그리스의 자금조달 안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협상 결렬 시, 디폴트 데드라인은 '7월20일'
 
다음달 그리스가 IMF에 상환해야 하는 자금이 15억유로에 달하지만 그리스의 잔고는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다음달 까지 72억유로(IMF 35억유로, ECB 19억유로, EFSF 18억유로) 집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단, 그리스의 디폴트 시기는 IMF가 아닌 ECB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ECB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는 한 IMF가 먼저 그리스의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은 낮다는 이유에서다.
 
다음달 말 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ECB의 유동성 지원이 끊기면서 그리스는 디폴트로 내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7월20일 예정된 34억규모의 ECB 채무상환일이 디폴트의 디데이(D-day)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론 유로존 탈퇴 'NO'…"긴축 수용하게 될 것"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모두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다.
 
현재까지 국민여론은 유로존 잔류(유로화 유지)가 압도적이다. 여론조사 기관 Kapa의 4월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드라크마 복귀 의견은 20.3%, 유로화 유지 의견은 72.9% 였다.
 
채권단과의 협상에 대한 여론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제안을 채권단이 최종 거절하면 정부가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질문에 51%가 긴축을 일부 수용하며 후퇴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냈다.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그리스는 추가 긴축안 수용 여부에 대해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지더라도 결국은 수용쪽으로 결론이 날 수 밖에 없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버티기 작전도 한계에 이를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IMF 유럽담당 관계자는 "긴축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그리스에서 최후통첩을 날릴 때가 왔다"며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구제금융 지원금 지급 불가 통보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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