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드래곤 810 발열 경보..스마트폰 업계 '비상'
입력 : 2015-06-18 15:13:26 수정 : 2015-06-18 15:13:26
소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4' 사진/ 소니 모바일 블로그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퀄컴의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최근 소니는 스냅드래곤 810을 탑재한 '엑스페리아 Z4'와 'Z3+' 스마트폰의 발열 문제를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약속했다. 사용자들이 제품 온도가 70도에 육박할 만큼 뜨겁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대만의 HTC도 지난 5일 발표한 'J버터플라이' 스마트폰에서 발열 문제를 겪고 있으며, 다음달 출시 예정이던 샤오미도 스냅드래곤 810 발열로 인해 신제품 '미5', '미5플러스' 발표를 연기했다.
 
AP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퀄컴의 모바일 AP는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하면서 전력 소모가 적어 전세계 스마트폰에 두루 적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스마트폰용 모바일AP 시장에서 퀄컴의 점유율은 52.9%에 달한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스냅드래곤 810은 당시 최대 450Mbps 초고속 통신이 가능하고 4K UHD화질의 동영상까지 지원해 역대 최고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이상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스냅드래곤 810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지나치게 뜨겁다는 지적이 지난해 말부터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 성능 비교 사이트의 실험 결과, 해당 스마트폰의 온도가 '아이폰6'나 '갤럭시노트4'에 비해 최대 18도나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 810을 적용하지 않으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지금까지 퀄컴 제품을 사용해 온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7420'을 탑재했다.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탈 퀄컴'에 돌입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자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사장은 갤럭시S6 출시 행사에서 "퀄컴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결별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LG전자도 'G4'에 스냅드래곤 810 대신 스냅드래곤 808을 적용했다. 앞서 출시된 'G플렉스2'에서는 스냅드래곤 810을 선택했지만, 그보다 상위모델인 G4에는 도리어 하위버전의 AP를 탑재한 것이다. 당시에도 LG전자가 발열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같은 논란에도 퀄컴은 발열 의혹을 부인해 왔다. 팀 맥도너 퀄컴 마케팅 부사장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발열 문제는 없다"고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발열 문제가 지난해 말부터 나온 만큼 더이상 쉬쉬하는 단계는 지났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스마트폰 업체들은 퀄컴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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