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PF사업 대체 지역주택조합…시행·시공사, 수요자 모두 윈윈"
고승현 아시아신탁 신탁사업본부 부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PF사업 위축…관련업계 지역주택조합 사업 진출 러쉬
청약통장 필요없고 일반 분양보다 저렴해 업계, 소비자 모두 관심
입력 : 2015-10-01 08:00:00 수정 : 2015-10-01 08:00:00
전국 곳곳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재건축이나 재개발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의할 점도 만만치 않다.
 
국내 유수 건설업체 개발부 등을 거쳐 부동산 개발 관련 신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신탁 고승현 부장을 만나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PF사업이 주춤하면서 PF가 필요없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최근 2~3년간 부동산 개발 사업에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토지매입과 조합원 모집이 지역주택조합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만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부장은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권리와 의무가 따르게 됨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사업이 여러 가지 이유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면, 조합원분담금이 증액되거나, 아예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고승현 아시아신탁 신탁사업본부 부장 사진/김용현 기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개발사업이란.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사전적 의미는 부동산개발사업의 사업성과 현금흐름을 담보로 하여 대출해 주는 것을 말한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보통 SOC 시설을 설치할 때 사용 되었으나 최근에는 주택사업 등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현장에서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운용은 대주주인 금융권에서는 사업성과 분양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건실한 시공사의 채무인수를 담보로 하여, 사업용지 매입대금의 중?잔금과 초기사업비를 대출하여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택 개발사업과 관련해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문제가 알려진 부분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공사의 부도,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이 발생하면서 일반 분양계약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PF방식의 사업이 많이 줄어든 이유는.
 
앞서 언급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시장은 크게 침체된 상황이었고, 또 이를 견디지 못한 다수의 건설사가 부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건설사는 채무인수 없는 사업을 찾게 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은 대출처를 찾지 못하게 되는 등 부동산 경기가 불황인 가운데 악순환의 상황에 놓여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감소했다.
 
대표적인 PF사업과 성공 노하우는.
 
첫 사회생활의 시작은 효성그룹 계열 건설사의 용지부였다. 때문에 그동안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오고 있다. 또 이후 분양팀 일을 하게 됐고, 사업에 있어 토지 뿐 아니라 분양사업의 중요성도 알게 됐다. 물론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업의 첫 단추는 ‘토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것이 바로 개발 사업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부동산 개발 사업은 경기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재의 경기상황이 부동산 순환경기 4단계인 ‘호황기?성숙기?후퇴기?불황기의 단계 중 어느 단계에 속하는지 파악이 필요하고, 시기적으로는 불황기에 사업용지를 확보하고 호황기와 성숙기에 분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부동산경기 상황에 맞는 상품선택도 필요할 것이다.
 
아파트 분양이 적정한 시점인지 아니면, 수익형 사업 오피스텔, 분양형 호텔 등이 선호되는지, 지식산업센터 같은 틈새시장이 유리한지 판단해 분양상품을 선택해야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사업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PF방식 사업의 주의점은.
 
PF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사업성 및 현금흐름을 담보로 대출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사업관계자 중 어느 한곳에서는 사업성을 판단해 책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주로 건설사에서 사업성을 책임져 채무를 인수해 준다. 이 부분에서 부동산 경기가 불황기에 있을 때 과도한 미분양 물량으로 건설사가 연쇄 부도에 처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부동산 개발 사업은 크게 세 가지 부분을 꼭 검토해야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첫째는 사업의 기본재료가 되는 ‘토지’를 정적가격에 매입하는 것이고, 둘째는 계획한 용도와 용적률, 규모에 맞는 인허가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적정 분양가격으로 분양했을때 ‘분양성(사업성)’이 있는지 꼭 수지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를 검토할 때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원칙대로 검토하고, 공적 장부를 근거로 해야 한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최근 사업성이 어떤가.
 
PF사업이 주춤하면서, PF가 필요없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최근 2~3년간 부동산 개발 사업에 숨통을 틔어주었다. 현재 근무중인 아시아신탁(주)에서도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주력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많은 사업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몇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저렴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시공사보증이 필요없다는 점이다.
 
우선 일반분양주택에 비해서 분양가격이 10~20% 싼 장점이 있다. 이는 시행사가 마진을 줄이기 때문이다. 또 조합과 시공사 역시 일반분양 리스크 적은 만큼 시공마진을 줄여 일반 재개발이나 재건축에 비해 저렴한 분양가 책정이 가능하다.
 
청약통장이 필요없다는 점도 수요층을 끌어들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 ‘주택법 32조 4항’에 따라 주택조합은 조합원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분양성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실무적으로 조합원 중도금 대출로 토지가격을 지급하기 때문에 시공사 보증이 필요 없다는 것도 사업진행에 도움을 준다. 시공사 보증이 필요없는 만큼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써 사업을 시작하기 용이한 것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유의점은.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사업이다. 따라서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권리와 의무가 따르게 됨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사업이 여러 가지 이유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면, 조합원분담금이 증액되거나, 아예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는 것이다.
 
투자시 유의사항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로 토지매입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지역주택조합 사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토지매입에 있다. 조합설립인가신청시 토지면적의 80% 이상의 토지사용승락을 받아야 하며, 사업계획승인시에는 토지면적 95% 이상의 토지 권원을 갖추어야 한다.
 
둘째는 분양성이다. 조합원 모집이 50% 이상 되어야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할 수 있으며 조합원 모집에 성공해야, 토지대금 및 필수사업비가 확보되고, 시공사와의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또 사업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일정 부분은 이를 통해 확보한 돈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 세 번째로는 인허가 부분이다. 우선 지역주택조합 토지는 공동주택 용도에 맞는 도시관리계획상 용도지역이어야 할 것이다. 다만, 최근 인허가 관청에서 용도가 맞지 않는 지역주택조합 분양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발빠른 행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점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따라서 지역주택조합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라면 우선 토지매입과 조합원 모집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조합원으로 가입해야 할 것이다.
 
◇고승현 부장은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사업인 만큼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권리와 의무가 따르게 됨에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김용현 기자
 
 
향후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동산 관련업계가 지난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오랜 기간 불황기를 겪어왔다. 다행히 최근 2~3년간은 회복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련 일을 하면서 매주 모델하우스 오픈식에 참석하고, 또한 짧은 시간 내에 계약이 완료됐다는 소식을 들으며 기분이 좋을 때가 많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동안 공급된 분양물량이 입주를 시작할 2년 정도 후의 공급과잉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공급과잉은 결국 향후 수요하락이나 부동산정책 강화 등의 변화를 불러 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분양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아닌 완만한 상승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최근 이런 부동산 경기 회복시장에서 하나 더 부동산 시장에 주문해 본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취약점은 건실한 시행사 육성 및 시행·시공·금융이 리스크와 이익에 대한 분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나눠 가질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리스크와 이익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구도로 재편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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