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두달여만에 1300원대 돌파
전거래일대비 32.30원 폭등..1315원 마감
입력 : 2009-07-13 16:14:51 수정 : 2009-07-13 19:12:32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두 달 여만에 1300원선을 돌파했다.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 증시 폭락,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환율은 국내외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미국 등의 경기 동향에 따라 추가 상승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에 비해 32.30원이 폭등한 1315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4월29일 1340.70원 이후 두달 보름만이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3월30일 42.50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가운데 전날보다 6.30원 오른 1289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1285원으로 내려섰던 환율은 횡보세를 보이다 코스피가 낙폭을 줄여나가자 1284.4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환율 하락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소식이었다.

 

북핵 관련 불확실성이 대두되자 코스피지수가 폭락세를 보이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환율은 뒤질새라 곧바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낮 12시30분 이후 1290원선을 상향 돌파한 환율은 이후 상승폭을 계속 키워 1295원선을 뚫고 올라섰고, 장막판 역내외에서 모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장중 최고점인 1315원에 마감됐다.

 

코스피지수 역시 4개월만에 최대 하락율을 기록하며 1370선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종가대비 50.50포인트(3.53%) 하락한 1378.12로 거래를 끝났다.

 

종가 기준으로 138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5일 1366.78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하락폭으로는 지난 1월15일 71.3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김 위원장이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높이면서 역외를 중심으로 달러 매수세가 계속 유입된 것이 환율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이윤재 우리투자증권과장은 "주식시장이 많이 빠지면서 외국인들이 2300억 가까이 매도했다"며 "장초반의 환율이 1300원을 넘기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깨지면서 숏커버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또 "미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되면서 안전자산 경향이 커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것 역시 환율 폭등에 영향을 미친데다 북한발 리스크로 롱쪽으로 매수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과 증시는 국내외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미국 등의 경기 동향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스권 상단으로 인식되던 1300원대가 뚫린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기업 실적 등에 대한 부담으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으나 환율이 이후 급격한 급등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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