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달러 인덱스 100돌파…'슈퍼 달러' 시대 지속되나
올해 달러 가치, 주요 통화 대비 10% 상승
달러·유로 패리티 현상 나타날 듯
입력 : 2015-11-24 14:29:58 수정 : 2015-11-24 14:30:16
달러가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7년 만의 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수출 기업들과 관광 산업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어 미국 경제도 달러 강세에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임박한데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주요국 은행들은 추가 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면서 앞으로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내 금리인상 기정사실화에 달러 고공행진
 
연내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달러는 하늘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주는 달러 인덱스는 0.4% 가까이 올라 100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지난 3개월간 달러 인덱스는 6% 이상 올랐으며 올해 들어서만 10% 넘게 수직 상승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며 달러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투자자들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4%로 보고 있다. 이는 한달 전 확률이었던 47%보다 훨씬 높다. 
 
여기에 지난 22일(현지시간)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12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밝힌 것이 달러 강세에 촉매로 작용했다. 
 
특히 윌리엄스 총재는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만큼, 그의 의견에 신빙성이 높다는 평가다. 
 
오머 에시너 커먼웰스 포린익스체인지 수석 시장 전략가는 “윌리엄스 총재의 강한 발언에 미루어볼 때 연준 내에서 12월 금리 인상과 관련해 이미 합의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주변 국가들 대비 미국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주변 국가들은 경기 부진으로 인해 추가 부양책을 고려하는 점 역시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 강세에 미 수출 기업 및 관광 기업 직격탄
 
이렇게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것은 미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물론 달러 강세는 수입 물가를 낮추고 해외를 여행하는 미국인들의 구매 파워도 늘려 몇몇에겐 좋은 소식일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그림을 보면 경제에 마이너스다.
 
특히 수출에 의존하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달러 강세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고, 미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도 줄어들며 관광업계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이미 코카콜라, IBM, 캐터필러, 프록터앤갬블(P&G)과 같은 수출 비중이 큰 글로벌 기업들은 달러 강세의 충격으로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지난주까지 96%의 미국 기업들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순익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따라서 자연스레 수출이 줄어들게 되며 국내총생산(GDP)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 뿐 아니라 여행사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그 예로 온라인 여행사인 프라이스라인은 예상을 크게 밑돈 실적을 공개했고 대런 허스턴 프라이스라인 최고경영자(CEO)는 "그나마 중국 관광객들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달러·유로 패리티 시대 도래하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흐름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예상보다 미국의 금리가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이러한 전망을 지지하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내년 연준이 금리를 4차례, 각각 0.25%씩 올려 총 1%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월가 전망보다 속도가 2배나 빠른 것이다.
 
이와 함께 오는 12월 ECB가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 확실시되고 일본은행(BOJ)과 중국인민은행까지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 가치는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전략가들 사이에서는 1달러와 1유로의 가치가 같아지는 ‘유로·달러 패리티’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의견들이 우세하다. 노무라 증권은 "내년에도 미국과 유럽의 통화 정책 차이는 더욱 극명해질 것이며 앞으로 몇 개월 안에 패리티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패리티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1유로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있다고 전망한다. 프로핏컨피덴셜에 따르면 전략가들은 1달러가 0.965유로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레그 발리에어 호라이존인베스트먼트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좀더 가파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달러·유로 패리티가 머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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